고객 데이터 해킹사례 없어
1월 말까지 보안 패치 제공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
BMW·닛산과 자율자동차 협력
인텔 스튜디오 설립
파라마운트와 VR기술 연구
크러재니치 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몬테카를로호텔에서 열린 CES 개막행사에서 첫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당초 그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의 혁신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의 힘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CPU 게이트가 미국과 한국 등에서 집단소송으로 번질 움직임을 보이자 CES 기조연설 시간 중 상당 부분을 보안 이슈에 대해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보안 패치 업데이트를 늦어도 1월 말까지 완료하겠다”는 게 크러재니치 CEO의 해명이었다.
인텔 CPU의 보안 결함은 ‘멜트다운’과 ‘스펙터’로 불린다. 지난 3일 구글의 보안 연구조직인 ‘구글 프로젝트제로’가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암호나 사진, 이메일, 은행거래 내역 등의 정보가 해커들에게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 있다고 지적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인텔이 제공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더라도 컴퓨터 속도가 최대 30%까지 느려지는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텔이 지난해 12월 중순께 1100만달러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했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이 공분을 불러일으킨 배경으로 작용했다.
크러재니치 CEO는 “아직까지 멜트다운이나 스펙터를 이용한 해킹 사례에 대해 어떤 것도 보고받지 못했다”며 “세간의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기능 저하 문제와 관련해서도 “컴퓨터 사용자나 작업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연설에서 그는 BMW, 닛산, 폭스바겐 등이 인텔이 지난해 17조원을 들여 인수한 모빌아이의 설계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함께 만든 ‘인텔 스튜디오’도 공개했다.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만드는 게 인텔 스튜디오의 역할이다.
크러재니치 CEO는 “자율주행차와 AI, VR과 같은 첨단 기술의 배경엔 방대한 데이터가 있다”며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미래 혁신으로 이어지고 인류의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