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2천∼4천원 관리비 추가부담 예상…광주·대전 아파트 3곳서 절반 감원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16.4%) 여파로 광주와 대전지역 아파트단지 경비노동자 실직이 잇따랐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 경비원 줄이는 아파트단지
8일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북구 A아파트와 서구 B아파트가 경비원을 감축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A아파트 경우 32명 중 16명, B아파트는 10명 중 4명이 각각 일자리를 잃었다.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가 추정하기로 올해 두 아파트가 전체 경비노동자 인원을 지난해 규모로 유지하면 가구별 면적에 따라 매달 2천∼4천원 가량 관리비 부담이 늘어난다.

해당 아파트는 최저임금과 경비원 월급 연쇄 상승이 가시화함에 따라 지난해 가을부터 입주민 연서명을 받거나 동대표회의를 열어 감원 방침을 확정하고 지난달 31일 자로 고용 기한이 끝난 경비원에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70대 중반을 넘어선 고령자와 입주민들로부터 자주 지적을 받은 경비원이 감원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아파트경비원은 지난해까지 24시간 맞교대로 한 명이 1개 동을 관리했다.

인원 감축 이후 한 명이 2개 동씩 관리하면서 업무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용역업체 소속인 경비원들은 아파트 측과 3개월 단위로 간접 고용 계약을 한다.

A아파트 경비원은 모두 70대 고령자로 세금을 제하고 매달 128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B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낮고, 월급은 다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 경비원 줄이는 아파트단지
비정규직지원센터는 광주지역일반노동조합과 아파트 측에 고용노동부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제안하는 등 감원 규모를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일자리를 잃은 경비원들은 오랜 시간 함께 한 입주민이나 주민대표회 측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감원 결과를 받아들였다.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원들도 단체로 일자리를 잃었다.

유성구 한 아파트에서 7개월 동안 경비원으로 일했던 김모(63)씨는 지난해 12월 30일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아파트 입주민과 관계가 좋았고 어떤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데도 용역회사는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김씨를 해고했다.

이 아파트경비원 8명 중 김씨를 포함한 4명이 같은 날 직장에서 쫓겨났다.

김씨는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일자리를 잃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오늘(8일) 오전 9시 5분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고용·복지 플러스센터에 갔는데, 창구에 이미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새해가 되면서 나처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관계자는 "부당해고 등 제도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광주지역 1천여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비슷한 감원 사례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