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人] 평창 슬라이딩센터 '얼음장이' 김철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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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선수 출신에서 얼음전문가로 변신…"선수들 안전이 최우선"
"얼음 두께 3~5㎝ 유지가 관건…직접 손으로 얼음 깎아요"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백미는 11~12번 커브입니다.
난도가 높아서 선수들의 실수가 많이 나오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국내에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주는 '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그동안 한국에 없던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바로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경기가 펼쳐지는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의 아이스메이커(Ice Maker)도 그중 하나다.
아이스메이커는 말 그대로 '얼음장이'다.
썰매 종목이어서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이 눈밭에서 경기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트랙은 차디찬 얼음이다.
우리나라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처음으로 슬라이딩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처음 생기는 경기장이다 보니 트랙의 얼음을 얼릴 국내 전문가는 전무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해외 아이스메이커를 초빙하는 한편 국내 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2016년 7월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 합류한 김철환(31) 매니저도 그중 한 명이다.
김철환 매니저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단거리 육상 선수로 활동하다가 대학교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했다.
스포츠 관련 산업에서 일하고 싶었던 김 매니저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품었고, 아이스메이커 모집 공고가 나오자 곧바로 이력서를 냈다.
김 매니저는 "이런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다"라며 "사실상 무(無)에서 시작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프랑스 라플라뉴 트랙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트랙에서 한 달 동안 생활하면서 아이스메이커 일을 집중적으로 배웠다"고 설명했다.
빙상 종목에도 아이스메이커가 있지만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일하는 아이스메이커는 노동강도가 훨씬 세다.
빙상장은 평평하게 얼음을 얼리고 정빙기로 굴곡을 다듬지만 슬라이딩센터의 트랙은 아이스메이커들이 얼음을 얼리고 나서 직접 손으로 굴곡을 깎는 '스크래핑' 작업이 동반된다.
김 매니저는 "빙상 종목의 아이스메이커는 기계를 이용한 작업이 많지만 우리는 기계를 투입할 수 없어 사람이 직접 하는 부분이 많다.
얼음을 깎거나 트랙을 청소하는 일까지 직접 사람이 해야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평창 슬라이딩센터에는 총 16개의 커브 구간이 있다.
트랙 길이도 1천376.38m(봅슬레이·스켈레톤 기준·루지 남자 1천344.08m·루지 여자/더블 1천201.82m)에 관중석은 7천석 규모로 거대한 경기장이다.
아이스메이커들은 얼음이 5㎝ 두께로 얼면 스크래퍼를 이용해 얼음을 깎아내기 시작한다.
트랙의 각도와 크기, 길이는 나라마다 다르다는 게 김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는 "사람이 직접 깎다 보니 각국의 트랙마다 차이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들만의 노하우로 얼음을 깎는다"라며 "그래도 공통점은 선수들의 안전이다.
선수들이 주행할 때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고 강조했다.
트랙 얼음의 두께는 3~5㎝ 사이다.
얼음의 두께가 얇을수록 바닥 냉매와 가까워져서 강도가 세지지만,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이 한꺼번에 같은 트랙에서 치러지다 보니 마냥 얇게만 만들 수는 없다.
김 매니저는 "봅슬레이는 루지, 스켈레톤보다 경기를 치르고 나면 얼음이 많이 깨진다"라며 "봅슬레이 경기에 지장이 없는 상태에서 최대한 얼음을 얇게 얼려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얼음을 만들고 다듬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스메이커는 자신의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곳곳에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김 매니저는 "훈련을 할 때면 트랙 곳곳에 아이스메이커가 배치된다.
썰매가 지나가고 트랙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투입돼 얼음을 깎거나 다듬는다"라며 "얼음을 고치는 동안 썰매가 온다는 방송이나 무전을 듣지 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아이스메이커가 썰매와 충돌해 즉사한 사건도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부상도 자주 보게 되는 게 아이스메이커들의 숙명이다. 김 매니저는 "훈련 때 썰매가 뒤집히는 경우도 많다.
봅슬레이는 썰매 안에 있어서 큰 부상이 흔하지 않지만, 스켈레톤이나 루지는 신체가 그대로 얼음에 노출돼 어깨와 발을 많이 다친다"라며 "선수들이 얼음에 부딪혔을 때 위험이 덜 하도록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스메이커로서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트랙의 최고 백미는 어디일까.
이에 대해 김 매니저는 11~12번으로 들어가는 커브를 손꼽았다.
그는 "9번 커브를 지나서 10~11번 커브까지는 거의 직선 구간이다.
하지만 11번에서 12번으로 들어갈 때 선수들이 실수가 많이 나온다.
가장 난도가 높은 구간"이라고 귀띔했다.
/연합뉴스
"얼음 두께 3~5㎝ 유지가 관건…직접 손으로 얼음 깎아요"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백미는 11~12번 커브입니다.
난도가 높아서 선수들의 실수가 많이 나오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국내에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주는 '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그동안 한국에 없던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바로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경기가 펼쳐지는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의 아이스메이커(Ice Maker)도 그중 하나다.
아이스메이커는 말 그대로 '얼음장이'다.
썰매 종목이어서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이 눈밭에서 경기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트랙은 차디찬 얼음이다.
우리나라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처음으로 슬라이딩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처음 생기는 경기장이다 보니 트랙의 얼음을 얼릴 국내 전문가는 전무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해외 아이스메이커를 초빙하는 한편 국내 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2016년 7월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 합류한 김철환(31) 매니저도 그중 한 명이다.
김철환 매니저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단거리 육상 선수로 활동하다가 대학교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했다.
스포츠 관련 산업에서 일하고 싶었던 김 매니저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품었고, 아이스메이커 모집 공고가 나오자 곧바로 이력서를 냈다.
김 매니저는 "이런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다"라며 "사실상 무(無)에서 시작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프랑스 라플라뉴 트랙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트랙에서 한 달 동안 생활하면서 아이스메이커 일을 집중적으로 배웠다"고 설명했다.
빙상 종목에도 아이스메이커가 있지만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일하는 아이스메이커는 노동강도가 훨씬 세다.
빙상장은 평평하게 얼음을 얼리고 정빙기로 굴곡을 다듬지만 슬라이딩센터의 트랙은 아이스메이커들이 얼음을 얼리고 나서 직접 손으로 굴곡을 깎는 '스크래핑' 작업이 동반된다.
김 매니저는 "빙상 종목의 아이스메이커는 기계를 이용한 작업이 많지만 우리는 기계를 투입할 수 없어 사람이 직접 하는 부분이 많다.
얼음을 깎거나 트랙을 청소하는 일까지 직접 사람이 해야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평창 슬라이딩센터에는 총 16개의 커브 구간이 있다.
트랙 길이도 1천376.38m(봅슬레이·스켈레톤 기준·루지 남자 1천344.08m·루지 여자/더블 1천201.82m)에 관중석은 7천석 규모로 거대한 경기장이다.
아이스메이커들은 얼음이 5㎝ 두께로 얼면 스크래퍼를 이용해 얼음을 깎아내기 시작한다.
트랙의 각도와 크기, 길이는 나라마다 다르다는 게 김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는 "사람이 직접 깎다 보니 각국의 트랙마다 차이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들만의 노하우로 얼음을 깎는다"라며 "그래도 공통점은 선수들의 안전이다.
선수들이 주행할 때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고 강조했다.
트랙 얼음의 두께는 3~5㎝ 사이다.
얼음의 두께가 얇을수록 바닥 냉매와 가까워져서 강도가 세지지만,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이 한꺼번에 같은 트랙에서 치러지다 보니 마냥 얇게만 만들 수는 없다.
김 매니저는 "봅슬레이는 루지, 스켈레톤보다 경기를 치르고 나면 얼음이 많이 깨진다"라며 "봅슬레이 경기에 지장이 없는 상태에서 최대한 얼음을 얇게 얼려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얼음을 만들고 다듬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스메이커는 자신의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곳곳에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김 매니저는 "훈련을 할 때면 트랙 곳곳에 아이스메이커가 배치된다.
썰매가 지나가고 트랙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투입돼 얼음을 깎거나 다듬는다"라며 "얼음을 고치는 동안 썰매가 온다는 방송이나 무전을 듣지 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아이스메이커가 썰매와 충돌해 즉사한 사건도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부상도 자주 보게 되는 게 아이스메이커들의 숙명이다. 김 매니저는 "훈련 때 썰매가 뒤집히는 경우도 많다.
봅슬레이는 썰매 안에 있어서 큰 부상이 흔하지 않지만, 스켈레톤이나 루지는 신체가 그대로 얼음에 노출돼 어깨와 발을 많이 다친다"라며 "선수들이 얼음에 부딪혔을 때 위험이 덜 하도록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스메이커로서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트랙의 최고 백미는 어디일까.
이에 대해 김 매니저는 11~12번으로 들어가는 커브를 손꼽았다.
그는 "9번 커브를 지나서 10~11번 커브까지는 거의 직선 구간이다.
하지만 11번에서 12번으로 들어갈 때 선수들이 실수가 많이 나온다.
가장 난도가 높은 구간"이라고 귀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