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때 협정이 朴정부 MOU로 이어져 이번에 탈 난 듯"
"지난 정부서 '이면합의' 없었다는 주장은 완전한 기만"

이명박 정부 당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아랍에미리트(UAE)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상호방위협정에 서명했으며, 이것이 문재인 정부 들어 한·UAE 갈등의 단초가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태영 전 장관이 지난 2010년 UAE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포괄적 상호방위협정에 서명했다"며 "정부가 해당 협정의 초안을 아직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명박 정부의 UAE 원전 수출과 관련한 이면 '합의'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원전 공사 수주 계약서와는 별도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이면 '계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이 협정을 초안 형태로 보관 중인 것은 정식 발효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래서 정부도 김 전 장관의 서명을 부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전 장관은 앞서 2010년 10월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UAE 측과의 양해각서(UAE) 존재 여부를 묻는 당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의 질의에 약정 1건과 MOU 3건이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국방위에서 MOU의 구체적 내용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양국 간 비공개 합의를 이유로 답변을 피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이번에 새로 확인된 협정은 김 전 장관 본인이 국방위에서 언급한 4건과는 다른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이면 합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완전한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UAE 원전을 수주한 그 무렵, 양국 간에 군사적 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이나 MOU가 집중적으로 체결됐다"며 "이것이 박근혜 정부로 이어졌다가 이번에 탈이 난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이번에 추가로 언급한 비공개 협정이 사실이라면 현재까지 드러난 UAE와의 협정이나 MOU는 총 7건이 된다.

국방위원장인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1월 한·UAE 군사협정이 처음 체결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국방위 소속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지난 2013년 12월 UAE와 상호군수지원협정(MLSA) MOU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 때도 MOU를 체결한 것이 사실이지만 UAE 측의 요구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원전 수주와 MOU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김종대 "김태영 前장관 서명 한·UAE 상호방위협정 추가 확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