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오른쪽),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오른쪽),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는 한·미연합사령관이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북한이 펼치는 대남 유화책이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서울사이버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초청 강연에서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북한이 유화적 제스처를 펼쳐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보지만, 제가 보기에 이를 너무 긍정적으로 보며 안심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늦추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을 다섯 손가락에 비유했다. 그는 “북한은 다섯 손가락이 서로 붙지 않고 떨어져 있기를 원한다”며 “북한은 자국을 둘러싼 국가들의 결집을 막고 균열을 야기하는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그런 전략을 펼친다면 이에 대응해 다섯 손가락을 붙여 꽉 주먹을 쥠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이 유화 제스처를 해도 제 임무에는 변화가 없으며 군은 계속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군사적 대응 방안을 광범위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한·미 수뇌부가 많은 옵션을 두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새해를 맞아 이날 브룩스 사령관과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를 만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함께 추진할 수 있도록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새해에도 한·미가 협의와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