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손잡고 북미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5G 기술을 활용한 고정형 무선 엑세스(FWA: 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5G FWA는 유선 대신 무선으로 각 가정에 초고속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인터넷TV(IPTV)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유선 케이블 대신 5G 전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땅이 넓어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10% 안팎에 불과한 미국에서 이 방식을 이용하면 케이블 매설 비용과 서비스 준비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버라이즌은 작년 7월부터 미국 11개 도시에 5G FWA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 하반기 상용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세웠다. 이번 계약 체결로 삼성전자는 첫 상용 서비스 예정 도시인 새크라멘토를 포함한 7개 도시에 버라이즌 자체 통신 규격인 5G TF(Technology Forum) 기반의 통신장비, 가정용 단말기(CPE), 네트워크 설계 서비스를 공급하게 된다. 버라이즌은 앞으로 5G FWA 서비스 범위를 미국 전역 3000만 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드 챈 버라이즌 최고기술설계담당(CTA)은 “수년 전부터 논의해온 5G FWA 기술을 마침내 삼성전자와 함께 현실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버라이즌이 준비하고 있는 올 하반기 5G FWA 서비스가 세계 최초의 5G 상용 서비스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반의 통신 서비스 제공을 엄밀한 의미의 5G 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KT 등 국내 통신사들은 내년 상반기에 모바일 기반의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이 5G 이동통신 상용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