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공사 분류 증축→대수선으로 하향

기존 공동주택의 내부 공간 일부를 벽으로 구분해 2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세대구분형 주택' 규제가 일부 완화돼 새해에는 세대구분을 통해 공급되는 임대주택이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세대구분형 공동주택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고 2일 밝혔다.

세대구분형 공동주택이란 주택 내부 공간의 일부를 세대별로 구분하되, 나뉜 공간의 일부를 구분소유할 수는 없는 공동주택이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자신의 집 안에 벽체를 세우고 부엌과 화장실 등을 따로 만들어 다른 식구에게 제공하거나 임대를 놓는 식의 거주 행태다.

가이드라인은 세대 구분 공사를 유형에 따라 분류하고 이에 맞는 입주자 동의 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최근 수정된 가이드라인은 공사 규모가 커 가장 많은 입주자 동의를 받아야 하는 유형인 '증축'을 '대수선'으로 재분류했다.

증축 공사는 전체 입주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대수선은 해당 동 주민의 3분의 2 동의를 받으면 된다.

증축에서 대수선으로 재분류된 공사는 배관 설비 추가 설치와 전기 설비 추가 공사 등 2종류다.

형식은 가이드라인이지만 공동주택 관리자는 이를 근거로 주택 내부 공사에 관한 입주자 동의 조건 등 규정을 만들기에 실질적인 규제로 통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대구분형 공동주택 가이드라인 일부 내용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증축으로 분류된 일부 공사를 대수선으로 내려 입주자 동의 요건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세대구분형 공동주택은 집은 마련했지만 은퇴 등의 사유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층이 집의 일부를 임대로 내놓아 생활비 등을 충당하게 하는 모델이다.

임차인은 도심의 좋은 입지에서 생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부모의 집에 함께 살면서 세대 간 사생활은 보호할 수 있는 수단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세대구분형 주택이 지나치게 많으면 주차난이 발생하고 건물 구조가 부실해질 우려가 있어 국토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동주택 단지 전체 가구 수의 10분의 1, 동별로는 3분의 1 이내에서 세대구분형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전기요금 관련 분쟁을 피하기 위해 계량기를 분리 사용하고, 발코니 확장에 따른 대피공간과 방화판, 방화 유리창 등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주차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내부를 구획한 세대에 주차장 수선충당금을 징수하거나 차량을 등록하지 않은 가구로부터 주차 공간을 빌리게 하는 방법 등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