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식이야기] 인도네시아 도시화 '속도'… 부동산 개발 관련주 유망
인도네시아의 도시화율(전체 인구 중 도시계획 구역 내 인구 비율)은 50% 수준이다. 가구당 거주 인원은 평균 3.9명으로 한국(2.5명 안팎)보다 높다. 향후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진행되면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전체 2억6000만 명의 인구 중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수가 연간 수백만 명에 달해 더 좋은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다.

이 같은 잠재력을 지닌 인도네시아 부동산 시장에 직접 투자하면 좋지만 외국인은 인도네시아 현지 부동산 소유에 여러 법적 제약이 있다. 물론 대체 투자처는 있다. 바로 토지를 소유하고 개발하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부동산 개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을 위해 많은 토지를 갖고 있어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부동산 개발회사는 모두 세 개다. 가장 큰 기업은 BSD(Bumi serpong damai)다. 인도네시아 내에 여의도의 15배 규모인 4700ha의 토지를 보유한 ‘땅부자’다. 두 번째 기업인 파쿠원자티(Pakuwon Jati)는 매출의 50%가 대형 쇼핑몰 운영 임대료에서 나온다. 부동산 하락 구간에서 다른 기업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부동산 가격 상승 구간에서는 다른 기업보다 상승 탄력이 떨어진다. 이 회사는 450ha의 토지를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인 수라바야 지역에 보유하고 있다. 시푸트라 디벨로먼트(Ciputra development)는 2600ha의 토지를 인도네시아 전역에 걸쳐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순부채비율이 20%의 낮은 수준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식시장이 지난 1년간 10% 넘게 상승했지만 이들 기업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1~2013년 발생한 부동산 시장 과열 후유증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해당 기간 6% 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낮은 기준금리 영향으로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46%를 차지할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그 결과 부동산 가격은 크게 상승했고, 당연히 이들 기업의 이익과 주가는 올라갔다.

가파른 부동산 가격상승을 걱정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돈줄을 죄기 시작했다. 2013년 하반기 연 5.75%였던 기준금리를 2014년 연 7.75%까지 올렸다. 담보에 따른 대출 비율도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은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2015년 이후엔 반대로 글로벌 저금리 기조 속에 기준금리를 꾸준히 낮추고 있다. 2015년 이후 기준금리 횟수만 8번으로 현재는 역사상 최저 수준인 연 4.25%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지속적인 부양 정책을 펴는 한 결국엔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 역시 과거에는 투자자 중심의 고가 부동산을 개발했다면 지금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발하며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부동산 시장의 장기 성장성을 믿는 투자자라면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사의 주식을 통해 그 성장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장인수 < 안다자산운용 홍콩법인 펀드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