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로봇공학자 주도 연구진 "똑똑한 소재가 로봇 혁명 주도할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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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활동하는 한국 여성 공학자가 포함된 신진 로봇 학자들이 소재 기술의 혁신이 궁극적으로 로봇 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제이미 백(한국명 백규진) 스위스로잔공대 교수(사진)와 이이트 멘규치 미국 오리건주립대 교수, 니콜러스 코렐 콜로라도대 교수, 레베카 크레머 예일대 교수는 소재 안에 컴퓨터와 센서, 배터리가 포함된 인텔리전트 소재가 로봇 분야에 새로운 잠재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29일자에 소개했다.
백 교수는 서울대에서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팔과 손을 개발하는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랑스 파리 피에르 마리퀴리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내고 지난 2012년부터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살아있는 동물의 몸처럼 부드러운 재료로 소프트로봇을 연구하는 변형로봇연구소를 설립하고 현재 책임자를 맡고 있다. 백 교수와 함께 이번 논문을 쓴 나머지 세 명의 학자들도 로봇 분야 신진 학자들이다.
네 명의 학자들은 이번 논문에서 로봇을 몸과 두뇌로 나누는 이분법적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로봇처럼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에 센서와 모터 정보를 입력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을 작동시키는 복잡한 방식으로는 자연계에 사는 생명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자연계에는 뇌를 쓰지 않고 신체 조직이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해 작동하는 사례가 많다. 오징어의 보호색이나 빨판상어의 빨판, 사람의 대장 운동은 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백 교수는 “로봇은 실제 상황에서 다양한 환경 변수와 물리적 요구 조건에 반응하며 상황을 해석하고 신뢰성 있게 작동해야 한다”며 “소재 로봇이 불확실한 환경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감각 역할을 하는 센서와 근육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구동기)들을 로봇 몸체 곳곳에 심어 계산 능력을 갖추게 되면 기존의 로봇처럼 뇌 역할을 하는 별도의 컴퓨터가 필요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센서와 컴퓨터칩, 에너지 저장장치, 무선통신장치를 고무 안에 넣어 만든 ‘스마트 타이어’가 그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일본 스미모토 공업과 미쉐린 등 타이어 제조사들은 첨단 칩을 심어 도로 표면에 따라 타이어 상태를 추적하는 고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금처럼 로봇 연구를 분야별로 따로따로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로봇 분야의 5가지 연구 주제인 소재합성, 설계, 시스템 조립, 센서·제어, 생산에선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소재 합성 분야에선 생체호환성을 가진 전기소자와 잡아당기면 몇 배 늘어났다가 제모습으로 돌아오는 생분해성 고무들이 개발되고 있다. 설계 분야에선 해파리처럼 헤엄치거나 뱀처럼 기어가는 로봇도 등장했다. 센서와 계산 칩, 에너지 저장장치가 소재 안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센서와 액추에이터가 오밀조밀하게 집적된 신소재도 요구되고 있다. 생산 분야에서도 3D프린팅 기술이 도입되면서 소재뿐 아니라 로봇을 복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백 교수는 “지난 10년간 소프트 로봇이 발전하면서 많은 성과를 이뤘다”며 “앞으로 소재의 지능화를 중심으로 로봇 기술에 근본적인 혁신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제이미 백(한국명 백규진) 스위스로잔공대 교수(사진)와 이이트 멘규치 미국 오리건주립대 교수, 니콜러스 코렐 콜로라도대 교수, 레베카 크레머 예일대 교수는 소재 안에 컴퓨터와 센서, 배터리가 포함된 인텔리전트 소재가 로봇 분야에 새로운 잠재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29일자에 소개했다.
백 교수는 서울대에서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팔과 손을 개발하는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랑스 파리 피에르 마리퀴리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내고 지난 2012년부터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살아있는 동물의 몸처럼 부드러운 재료로 소프트로봇을 연구하는 변형로봇연구소를 설립하고 현재 책임자를 맡고 있다. 백 교수와 함께 이번 논문을 쓴 나머지 세 명의 학자들도 로봇 분야 신진 학자들이다.
네 명의 학자들은 이번 논문에서 로봇을 몸과 두뇌로 나누는 이분법적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로봇처럼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에 센서와 모터 정보를 입력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을 작동시키는 복잡한 방식으로는 자연계에 사는 생명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자연계에는 뇌를 쓰지 않고 신체 조직이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해 작동하는 사례가 많다. 오징어의 보호색이나 빨판상어의 빨판, 사람의 대장 운동은 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백 교수는 “로봇은 실제 상황에서 다양한 환경 변수와 물리적 요구 조건에 반응하며 상황을 해석하고 신뢰성 있게 작동해야 한다”며 “소재 로봇이 불확실한 환경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감각 역할을 하는 센서와 근육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구동기)들을 로봇 몸체 곳곳에 심어 계산 능력을 갖추게 되면 기존의 로봇처럼 뇌 역할을 하는 별도의 컴퓨터가 필요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센서와 컴퓨터칩, 에너지 저장장치, 무선통신장치를 고무 안에 넣어 만든 ‘스마트 타이어’가 그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일본 스미모토 공업과 미쉐린 등 타이어 제조사들은 첨단 칩을 심어 도로 표면에 따라 타이어 상태를 추적하는 고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금처럼 로봇 연구를 분야별로 따로따로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로봇 분야의 5가지 연구 주제인 소재합성, 설계, 시스템 조립, 센서·제어, 생산에선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소재 합성 분야에선 생체호환성을 가진 전기소자와 잡아당기면 몇 배 늘어났다가 제모습으로 돌아오는 생분해성 고무들이 개발되고 있다. 설계 분야에선 해파리처럼 헤엄치거나 뱀처럼 기어가는 로봇도 등장했다. 센서와 계산 칩, 에너지 저장장치가 소재 안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센서와 액추에이터가 오밀조밀하게 집적된 신소재도 요구되고 있다. 생산 분야에서도 3D프린팅 기술이 도입되면서 소재뿐 아니라 로봇을 복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백 교수는 “지난 10년간 소프트 로봇이 발전하면서 많은 성과를 이뤘다”며 “앞으로 소재의 지능화를 중심으로 로봇 기술에 근본적인 혁신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