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성과급 인상폭 최대 쟁점…30일 본교섭 재개 가능성
한국GM도 노사협상 난항…30일 오후 교섭 재개

현대자동차 노사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생산 갈등으로 촉발된 '파업' 불길을 일단 잡았지만, 임단협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으면서 해를 넘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지엠(GM) 역시 '철수설' 속에 오는 30일 노사 임금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타결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 32차 교섭까지 평행선…기본급·성과금 격차 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7일 오후부터 울산 1공장에서 파업에 들어갔다가 28일 중단했다.

현대차는 12월 코나 미국 수출을 앞두고 물량 확보를 위해 1공장 11 생산라인뿐 아니라 12 생산라인에서도 코나를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와 한 달간 협의했다.

그러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사측은 일단 12 생산라인 코나 추가 투입을 추진했고, 이에 반발한 노조가 일손을 놓은 것이다.

추가 생산을 위해 투입된 코나 차체 일부를 다시 빼내면서 일단 '파업'이라는 파국은 이틀 만에 막았지만, 현대차는 생산 차질로 2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 20일 상견례 이후 전임 노조 집행부 참여로 28차까지, 현 집행부가 참여한 뒤 29~32차 교섭을 벌였지만,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임금 인상 폭이다.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천883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금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기본급 4만2천879원(정기2호봉+별도1호봉) 인상, '기본급과 통상수당 등의 250%+140만원 성과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극적 타결 가능성이 여전히 남았지만 연말까지 남은 시간이 한 달에 불과한 만큼 올해 임단협 협상이 사상 처음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5년 협상이 12월 30일 타결된 적은 있지만, 아직 다음해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기아차에서는 2009년 협상이 2010년 1월, 2015년 협상이 2016년 1월 각각 타결돼 두 차례나 해를 넘겼다.

일단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30일 33차 본협상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사측은 이에 대해 수용 여부를 통보하지 않은 상태다.

기아차 노사는 이날 다시 만나 교섭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 파업' 불 껐지만… 현대차, 임단협 해 넘길 수도
◇ 한국GM, 30일 19차 협상…급여보장 월급제·미래발전계획 '쟁점'
누적된 수조 원의 적자에 '철수설'까지 겹쳐 갈 길이 바쁜 한국GM도 아직 노사 갈등에 발목에 잡힌 상황이다.

한국GM은 최근 3년간 2조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역시 적자 규모가 8천~9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 16일을 기점으로 GM이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내건 '15년 경영권' 약속의 유효기간도 끝났기 때문에 'GM 한국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난 9월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은 임금 등 비용 증가 폭을 줄이고 미국 시장에서 상품성이 확인된 SUV '에퀴녹스' 등을 한국 시장에 서둘러 들여와 팔기를 원하지만 사실상 이 과제들 모두 노사협상에서 노조가 동의를 해줘야 가능한 일들이다.

하지만 한국GM 노사는 지난 9월 13일 신임 카허 카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19차 교섭을 시도했다가 결렬된 이후 두 달 넘게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도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카허 카젬 사장이 노조에 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여 30일 오후 2시반께 공식 19차 본협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 권고 등을 일부 수용해 월 기본급 인상 5만원, 성과급 1천5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노조는 8+8시간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공장이 휴업해도 급여 보장), 미래 발전 전망(계획)과 철수설에 대한 회사 입장 제시, 30만명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노사 문제를 푸는 것이 급선무"라며 "최대한 성실하게 교섭을 진행해 해를 넘기지 않고 타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나 파업' 불 껐지만… 현대차, 임단협 해 넘길 수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