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처음 한국에 왔는데 외환위기 직후라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과 즐기기 위해 2년 후 연 캐럴 콘서트가 매진되는 인기를 끌었죠. 그리고 17년째 이어오고 있어요.”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한 미국 출신 재즈피아니스트 론 브랜튼(사진)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캐럴을 재즈 선율로 편곡해 무대를 만든다.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캐럴을 굳이 공연까지 챙겨보려 할까 싶어도 매번 1000~2000석에 달하는 좌석이 꽉 찬다. 브랜튼은 “캐럴은 알려진 것보다 종류가 많다”며 “이를 서정적인 재즈와 결합해 선보이니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공연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달 24일 오후 5시, 8시 두 차례에 걸쳐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징글벨’ ‘루돌프 사슴코’ 등 익숙한 곡부터 ‘Christmas Time is Here’ ‘The Christmas Song’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곡도 연주한다. 지금까지 선보인 작품은 30곡이 넘는다.

이번엔 특별히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떠난 조지 마이클의 ‘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stmas)’를 편곡해 선보인다. 그는 “편곡하려면 조지 마이클의 삶 자체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그의 전기를 읽고 있다”며 “이 곡에 새로운 빛을 주는 편곡을 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