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는 한발 먼저 움직였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투자의견,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담은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나오기 한 주 전부터 삼성전자를 내다팔았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33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20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다. 이 기간 외국인은 5132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2월 반도체 고점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위스계 투자은행(IB) UBS의 보고서가 나왔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 외국인은 보고서 발간 6거래일 전부터 발간 당일까지 삼성전자(4326억원)와 SK하이닉스(542억원)를 순매도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종목(업황) 보고서가 나오기 직전 외국인의 매도가 집중된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외국계 증권사 정보가 미리 외국인들에게 새나간 게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증권가에서 흘러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는 내부 통제(컴플라이언스)가 강력하기 때문에 보고서가 사전에 유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주면서 리포트 내용을 슬쩍 흘리는 식으로 미리 정보를 줬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주가 많이 오른 만큼 조정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때마침 나온 보고서가 외국인 매물을 부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