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에 나오는 용은 과연 어떻게 하늘을 날았을까.

서울대 공대는 27일 이제희 컴퓨터공학부 교수(사진) 연구팀이 이 같은 의문을 풀 수 있는 인공지능(AI) 가상 비행체 자동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AI 기술의 하나인 딥러닝(사람의 신경망을 닮은 기계학습)에 기반한 강화학습 솔루션을 활용해 가상 비행체가 스스로 비행 방법을 터득하도록 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가상 생명체의 신체적 특징과 공기 역학 법칙 등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최상의 비행 방식을 스스로 찾도록 한 것이다. 하루 이틀 정도 학습하면 가상 비행체가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고도 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연구는 이미 멸종한 익룡 등 비행 가능한 고생명체가 과거 어떤 방식으로 비행했는지 재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들 고생명체는 생물학적으로 복잡한 신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타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동작을 추정하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며 “생명체가 실제 비행에 이르기까지 오랜 진화 과정을 AI 기술과 고성능 컴퓨터로 그대로 압축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ACM 트랜잭션즈 온 그래픽스’에 게재됐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