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드론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운송·물류, 재난·안전 감시, 측량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드론과 각 통신사가 보유한 통신 네트워크가 결합돼 새로운 사업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2019년 이후 상용화될 예정인 5G(5세대) 통신 시대에 발맞춰 더 빠르고, 더 정확한 드론과 드론 관제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 드론 활용 ‘영상 재난구조 시스템’ 개발

SK텔레콤은 자사의 영상 생중계 장비와 드론 전문업체인 숨비의 드론을 결합한 영상재난구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자사의 영상 생중계 장비와 드론 전문업체인 숨비의 드론을 결합한 영상재난구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지난 7월 자사의 초소형 영상 생중계 장비와 드론 전문업체인 숨비의 드론을 결합한 영상재난구조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드론에서 촬영한 풀HD급 초고화질 영상을 4세대(LTE) 통신망을 통해 지상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전송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기존 드론 영상은 무선 주파수 방식을 사용해 드론과 조종기 간 거리가 1~3㎞ 정도 멀어지면 화면을 받을 수 없다.

SK텔레콤은 이런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최경량 영상 중계장비 ‘T라이브 캐스터’를 자체 개발했다. LTE망을 이용한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게가 140g에 불과해 산업용 드론에 얹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격도 300만원으로 기존 LTE 방송 장비의 7분의 1 수준이다. 양사는 드론 영상을 생중계로 지원하기 위한 이동형 관제센터도 개발했다. 5t 컨테이너 차량을 개조해 만든 관제센터는 LTE 영상 중계장비, 드론 충전을 위한 무선 충전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산불과 지진, 홍수 등 각종 재난이나 등산객, 수영객 조난 등 긴급 상황에 적용하면 실시간 현장 확인과 발빠른 대응이 가능해져 재산과 인명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평창올림픽에서 자율비행 드론 공개

KT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시범망을 이용한 자율비행 드론을 선보인다.   KT제공
KT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시범망을 이용한 자율비행 드론을 선보인다. KT제공
KT는 지난 7월 부산에서 열영상 식별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세이프티 드론’을 선보였다. KT는 조난자를 식별하는 시연을 진행했다. 세이프티 드론은 KT가 개발한 안면인식 솔루션을 통해 촬영한 실시간 영상 정보를 관제센터에 전달한다.

지난달에는 오랜 시간 상공에 체류할 수 있는 비행선과 기동성을 갖춘 드론의 장점을 결합한 무인비행기 스카이십을 공개했다. 본체에 설치된 360도 카메라와 LTE 통신 모듈을 통해 스카이십이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지상안전센터로 전달할 수 있다. 최고 시속 70㎞ 속도로 최장 8시간 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25㎞ 거리까지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스카이십에 의약품, 구명조끼 등의 장비를 실어 재난 지역으로 보낼 수 있고, 해상 안전감시 기기로 사용할 수 있다. 드론을 해상 안전감시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KT의 폭넓은 해상 LTE 커버리지 덕분이다. KT는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육지에서 최대 200㎞ 떨어진 해상까지 전국 LTE 커버리지를 확대했다.

5G 시대를 대비한 자율 비행 드론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지난 5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2㎞ 길이의 5G 시범망 구간에서 자율비행 드론이 택배상자를 싣고 날아와 정해진 장소에 물품을 내려놓는 기술을 시연했다.

◆LGU+, 수백㎞ 밖 원격제어 드론관제시스템 상용화

LG유플러스는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드론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 클라우드 드론관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드론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 클라우드 드론관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통신망을 이용해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드론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U+스마트드론 클라우드 드론관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드론 관제시스템은 통신 수신장치를 내장한 드론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항공기의 관제시스템처럼 수백㎞ 떨어진 거리에서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통신망만 연결돼 있으면 거리 제한 없이 드론을 띄우고 조종하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전용 컨트롤러를 통해 수동으로 조작하는 일반 드론과 달리 목적지만 입력하면 이륙에서 비행, 귀환까지 전 과정이 자율주행으로 이뤄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올초부터 드론 관제시스템 사업화를 위해 일본 산업용 드론 제조사인 프로드론, 무인항공기 운행관리 시스템 개발사인 테라드론과 협력해 왔다.

LG유플러스는 드론 관제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로 도서 산간지역의 택배서비스, 의약품 및 긴급물자 배송, 해안 수심 측정과 건축 측량, 재해 감시 등을 꼽았다. 2~3년 내 물류·측량 제휴 업체를 100개 이상으로 늘리고 보안, 항공촬영, 환경 모니터링 등으로 시스템 적용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주식 LG유플러스 FC부문장은 “2019년 이후 5G가 상용화되면 드론을 관제하는 웹 서버와 드론 간 처리반응 속도가 빨라져 더욱 안정적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며 “보다 선명하고 정확한 컨트롤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산업군에 드론 관제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