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철 건보 이사장 "문재인 케어, 재정 조달 불충분"
“매일 아침 ‘하루에 한 가지씩 새롭게 바꿔보자’라는 일일일신(一日一新)의 다짐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3년을 함께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수행에 건강보험공단이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이를 위한 디딤돌을 놓고 간다고 생각한다.”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사진)은 지난 21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케어가 시작되면 (재정부문에서) 절대 걱정이 없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 국가책임제에만 2조원 넘는 재원이 들어간다”며 “재원을 마련하고 지출을 효율화해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도록 조직과 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12월 임기를 시작한 성 이사장은 3년 임기를 채우고 이달 말 퇴임할 예정이다. 성 이사장은 “취임 초기 공단은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년 7월 부과체계 개편안이 시행되면 국민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경영평가 2년 연속 A등급 달성, 공공기관 최초 청렴도 평가 2년 연속 매우 우수 기관 선정 등을 임기 중 성과로 꼽았다.

성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로 분당서울대병원장, 서울대병원장, 대한병원협회장 등을 지낸 의료계 원로다. 취임 당시 이익단체인 대한병원협회장 출신이라는 이유로 노조원들이 취임식장을 봉쇄하는 바람에 이사진 업무보고회로 취임식을 대신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건강보험 제도 발전을 위한 소신발언 등을 하며 임직원의 신임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속도를 내지 못하던 박근혜 정부를 겨냥해 “표심을 의식해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다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비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집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은 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다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외인사’라고 소신 발언을 했고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의사협회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의료계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공단임원추천위원회는 성 이사장의 후임 이사장 공모를 받아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성 이사장 후임으로는 서울대 의대 후배인 김용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