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우즈벡 방문 때부터 추진…국회 지도부 환담은 예정대로 진행
우즈벡 대통령 "취임 1년 안돼 부적절" 24일 국회연설 취소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오는 24일 예정한 국회 연설을 취소했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즈벡 측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데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연설하는 것이 자기들의 정치문화와 정서상 적절치 않다며 정중히 우리 측에 국회연설 취소에 대해 양해를 구해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회는 우리의 전통 우방국인 우즈벡의 정치문화와 정서를 존중해 국회 연설 취소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벡을 25년 이상 통치한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작년 9월 뇌출혈로 사망한 뒤 치러진 조기대선에서 승리해 작년 12월 취임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를 찾아 23일 한-우즈벡 정상회담을 열고 24일 오전에는 국회 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우즈벡 측은 이날 외교부를 통해 연설취소에 대한 공문과 사과문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회 연설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의지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지난 9월 우즈벡 순방 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을 예방했고, 이후 실무단위 접촉을 통해 방한 시 국회 연설을 제안해 승낙을 받아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취소는 전임 카리모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국을 모두 8번 방문하면서 한 번도 국회 연설을 하지 않았는데,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자신이 연설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
국회 관계자는 "우즈벡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도 국회 연설을 잘 안 하는데 그런 정치문화에 어긋날까 우려한 것 같다"며 "국회 연설은 취소했지만 정 의장 등 국회 지도부와의 환담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