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통합으로 2당 올라서야" vs 호남 "거짓말마라"…진로 격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5시간 '마라톤 의총'…安 통합의지 재천명에 호남계 강력 반발
"분열만은 안 돼" 일시 봉합했지만 입장차 확연…갈등 불씨 그대로 국민의당은 21일 열린 '끝장토론'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논의를 두고 찬반 양측으로 갈려 날 선 공방을 주고받은 끝에 "분열은 안 된다"며 간신히 갈등을 봉합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와 비(非)안철수 진영 의원들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며 간극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갈등의 불씨는 그대로 남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의원들의 격론이 이어지면서 오후 7시를 넘겨서야 종료됐다.
5시간 넘게 진행된 마라톤 의총의 서두에서 안 대표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꺼내들고 중도통합 논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이어 내년 6·13 지방선거를 함께 준비하는 선거연대를 모색하고, 나아가 통합까지도 검토하는 등 외연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통합이 최선의 선택이다.
2당으로 올라설 기회"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친(親)안철수계인 이동섭 의원은 의총 도중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는 연대를 넘어 통합까지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호남과 달리 수도권은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고 동의를 나타냈다.
통합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온 송기석 당대표 비서실장도 "안 대표의 방향이 맞다고 본다"면서 "(회의)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통합 찬성파 몇명은 전당대회로 최종 결론을 내리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태규 의원은 전당원 투표와 관련해 "(의총에서) 해결이 안 되면 거기로 가야 할 텐데, 통합·연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뻔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거기까지 안 가고 정치적으로 (논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연대를 우선 추진하면서 '당대당 통합' 논의를 잠정 중단하자는 타협안도 나왔다.
주승용 의원은 "오늘 끝장토론이 끝나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당분간 (논의를) 보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정책연대부터 '몰방(沒放)'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9일까지만이라도 통합을 거론하지 말자는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발언이 이어지면서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통합 반대' 의견이 분출했다.
김광수 의원은 "시대정신은 개혁"이라면서 "국민이 별로 관심 없는 부분으로 자꾸 이야기가 되니 당 지지율이 폭락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은 "당을 깨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니 통합을 밀어붙이지 말라"면서 "안 대표가 (통합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한) 일련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진실의 힘으로 정치하자, 거짓말해선 안된다"면서 "2당으로 나아간다는데, 바른정당 다음 수순이 뭔지 정직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외연확대의 대상으로 자유한국당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황주홍 의원도 "(바른정당 의원) 숫자가 몇 되지도 않는데, 통합은 난센스인 것 같다"면서 "이런 문제를 야기한 대표의 책임이 작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엽 의원은 "한국당을 포함한 신 YS(김영삼 전 대통령) 3당통합이 연상되는데, 이를 어떻게 불식할건가"라면서 "통합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건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적 접근"이라고 직격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정동영·천정배 의원과 얘기해봐야겠지만,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서 평화개혁연대를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 일부는 안 대표 사퇴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한 가운데, 통합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엄밀하게 당장 통합하자는 숫자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통합 논란으로 당이 분열되서는 안된다는 점에 뜻을 모으면서 가까스로 격론을 마무리지었다.
한 당내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분당이나 분열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의원들의) 속을 다 봤다는 것도 큰 성과다.
한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명확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내 갈등이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최종 목표로 삼은 안 대표와, 보수세력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정체성과 맞지 않으므로 불가능하다는 호남계 의원들 사이의 근원적인 시각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의총 브리핑 내용 중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표현에도 통합 의지를 꺾지 않으려는 안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의총 결론이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를 먼저 진행하고 선거연대는 추후 논의하자는 기존 방침을 다시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면서, 안 대표가 통합 논쟁을 다시 촉발한 데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의총에서 통합론은 이미 한차례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제동이 걸렸지만, 이달 초 바른정당 전당대회를 전후로 안 대표가 통합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당이 소모적인 논쟁에 시달렸다는 비판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분열만은 안 돼" 일시 봉합했지만 입장차 확연…갈등 불씨 그대로 국민의당은 21일 열린 '끝장토론'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논의를 두고 찬반 양측으로 갈려 날 선 공방을 주고받은 끝에 "분열은 안 된다"며 간신히 갈등을 봉합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와 비(非)안철수 진영 의원들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며 간극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갈등의 불씨는 그대로 남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의원들의 격론이 이어지면서 오후 7시를 넘겨서야 종료됐다.
5시간 넘게 진행된 마라톤 의총의 서두에서 안 대표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꺼내들고 중도통합 논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이어 내년 6·13 지방선거를 함께 준비하는 선거연대를 모색하고, 나아가 통합까지도 검토하는 등 외연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통합이 최선의 선택이다.
2당으로 올라설 기회"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친(親)안철수계인 이동섭 의원은 의총 도중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는 연대를 넘어 통합까지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호남과 달리 수도권은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고 동의를 나타냈다.
통합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온 송기석 당대표 비서실장도 "안 대표의 방향이 맞다고 본다"면서 "(회의)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통합 찬성파 몇명은 전당대회로 최종 결론을 내리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태규 의원은 전당원 투표와 관련해 "(의총에서) 해결이 안 되면 거기로 가야 할 텐데, 통합·연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뻔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거기까지 안 가고 정치적으로 (논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연대를 우선 추진하면서 '당대당 통합' 논의를 잠정 중단하자는 타협안도 나왔다.
주승용 의원은 "오늘 끝장토론이 끝나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당분간 (논의를) 보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정책연대부터 '몰방(沒放)'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9일까지만이라도 통합을 거론하지 말자는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발언이 이어지면서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통합 반대' 의견이 분출했다.
김광수 의원은 "시대정신은 개혁"이라면서 "국민이 별로 관심 없는 부분으로 자꾸 이야기가 되니 당 지지율이 폭락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의원은 "당을 깨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니 통합을 밀어붙이지 말라"면서 "안 대표가 (통합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한) 일련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진실의 힘으로 정치하자, 거짓말해선 안된다"면서 "2당으로 나아간다는데, 바른정당 다음 수순이 뭔지 정직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외연확대의 대상으로 자유한국당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황주홍 의원도 "(바른정당 의원) 숫자가 몇 되지도 않는데, 통합은 난센스인 것 같다"면서 "이런 문제를 야기한 대표의 책임이 작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엽 의원은 "한국당을 포함한 신 YS(김영삼 전 대통령) 3당통합이 연상되는데, 이를 어떻게 불식할건가"라면서 "통합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건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적 접근"이라고 직격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정동영·천정배 의원과 얘기해봐야겠지만,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서 평화개혁연대를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 일부는 안 대표 사퇴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한 가운데, 통합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엄밀하게 당장 통합하자는 숫자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통합 논란으로 당이 분열되서는 안된다는 점에 뜻을 모으면서 가까스로 격론을 마무리지었다.
한 당내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분당이나 분열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의원들의) 속을 다 봤다는 것도 큰 성과다.
한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명확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내 갈등이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최종 목표로 삼은 안 대표와, 보수세력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정체성과 맞지 않으므로 불가능하다는 호남계 의원들 사이의 근원적인 시각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의총 브리핑 내용 중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표현에도 통합 의지를 꺾지 않으려는 안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의총 결론이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를 먼저 진행하고 선거연대는 추후 논의하자는 기존 방침을 다시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면서, 안 대표가 통합 논쟁을 다시 촉발한 데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의총에서 통합론은 이미 한차례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제동이 걸렸지만, 이달 초 바른정당 전당대회를 전후로 안 대표가 통합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당이 소모적인 논쟁에 시달렸다는 비판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