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후행 지표로 꼽히는 건설기계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올 3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웃음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미,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1조5845억원, 영업이익은 36.0% 늘어난 14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1%다. 글로벌 건설장비업계 평균치(8%)를 웃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6% 증가한 772억원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신흥국가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굴삭기 등 건설기계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에서 분할한 현대건설기계 성장세도 매섭다. 3분기 영업이익은 4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3.2%나 늘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6132억원, 326억원으로 28.6%, 492.7% 증가했다.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조사기관인 오프하이웨이 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굴삭기, 휠로더 시장 규모를 53만5000여 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정부 주도 대규모 인프라투자 정책이 시행된 신흥시장의 건설장비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국 굴삭기 시장 규모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정책과 베이징 남쪽 허베이성 슝안 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지난해 6만3000대에서 올해 12만 대 수준으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까지 연 10만~12만 대 수준으로 시장 규모는 꾸준히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나타났던 경제 회복세가 올 들어 신흥시장으로 온기가 퍼지고 있다”며 “건설장비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에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굴삭기, 휠로더 시장은 54만8000여 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오프하이웨이 리서치는 내다봤다. 올해보다 약 2% 성장한 수치다.
국내 시장 전망도 밝다. 내년 내수 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3% 증가한 9700여 대로 관측된다. 2019년 전체적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기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중대형 3사의 지하 작업전용 소선회 장비 등 신(新)장비 출시 기대감으로 시장은 1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하반기 출시한 미니 굴삭기 신제품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니 굴삭기는 5t 미만의 굴삭기로 최근 5년간 이 시장은 연평균 17% 성장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미니 굴삭기는 국내 전체 굴삭기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는 중요도 높은 시장”이라며 “기존 1.7t 모델과 함께 3.5t 신모델을 출시해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최초로 중고 건설장비를 거래하는 경매장을 여는 등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나선다. 회사 측은 “글로벌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등은 이미 경매가 정착돼 플랫폼사업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