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이보네 주한EU 차석대사, 북한인권 세미나서 주장
대북 인도적 지원이 오히려 북한 김정은 정권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어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에도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엘 이보네 주한 EU 대표부 차석대사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고려대 인권센터 주최로 열리는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 세미나'에 앞서 공개한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보네 차석대사는 "인도적 지원을 받은 주민은 모든 인간이 보호받아야 할 내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적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의심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은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의 욕구도 충족돼야 한다는 생각을 발전시켜 인권 증진을 도울 수 있다"면서 "인도적 원조는 대북 제재와 양립할 수 있으며, 실제 EU는 강력한 대북제재와 인도적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보네 차석대사는 김정은 정권 붕괴를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냉소적이고 매우 잘못된 이론"이라며 했다.

그는 "프랑스혁명처럼 영양 상태가 나쁜 빈민이 체제를 전복한 사례가 있지만, 1958∼1961년 중국의 대기근과 같은 반대 사례도 많다"면서 "대북제재는 사람들을 굶주리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권을 옥죄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북한 인권 개선이 이뤄지려면 북한 당국에 대한 압박과 함께 북한 주민에게 다양한 외부정보를 전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일상의 부조리한 인권 침해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내용이 드라마나 영화에 부분적으로라도 녹아 있다면 이를 보는 북한 주민에게 간접체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