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 대책과 지난달 가계부채대책 발표를 전후해 잠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8·2부동산 대책 발표가 100일을 넘어서면서 개별 호재가 있는 강남 재건축 단지는 물론, 수요층이 탄탄한 비강남권에도 매수문의가 늘어나는 등 규제의 충격에서 회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2% 올랐다.
이는 지난주(0.20%)보다 0.02%포인트 높은 것이면서 8·2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2대책 이후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9월 초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 허용과 재건축 수주전 과열로 재건축 단지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비강남권의 아파트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금주 재건축 아파트가 0.29% 올라 지난주(0.22%)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일반아파트도 0.20%로 지난주(0.19%)보다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됐다.
구별로는 양천구가 0.43%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성동(0.40%)·동작(0.39%)·강남(0.34%)·관악(0.29%)·송파구(0.29%) 등 강남·북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거래가 늘면서 신시가지 9, 10단지 아파트들이 1천만∼7천500만 원 상승했고 성동구 성수동 1가에서는 동아아파트가 금주 2천500만∼6천만 원 올랐다.
강남에서는 압구정 재건축지구 내 신현대, 한양1차 등이 2천500만∼5천만 원 상향 조정됐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송파 잠실 주공5·대치 은마에 이어 차기 재건축 1순위 투자처로 꼽히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시의 압구정 지구 단위계획 심의가 미뤄지긴 했으나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내면서 매물이 회수되고, 아파트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다시 커지면서 올해 1∼10월 누적 상승률은 8.35%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7.57%)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로는 전체 25개구 중 13곳이 2016년 연간 상승률을 넘어섰다.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10월까지 상승률이 15.04%로 지난해 연간 오름폭의 약 2배(7.74%)에 달했다.
강동구도 올해 13.98% 상승해 지난해(7.74%)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서울과 달리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3%, 0.01%로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0.01%포인트씩 둔화했다.
올해 하반기 이후 입주 물량 증가가 본격화되면서 매매가격도 안정된 모습이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재건축 호재에다 실수요층이 탄탄하고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시행 이후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희소성까지 부각되면서 나 홀로 강세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연말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수요층 기반이 탄탄한 곳은 가격 오름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하순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이후 시장의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셋값은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이 0.10% 올랐으나 지난주(0.11%)보다 상승 폭이 줄었고 신도시는 지난주 0.04%에서 보합 전환했다.
연말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린 경기·인천은 -0.03%로 지난주(-0.01%)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