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TF보다 개별종목 투자를
일본, 기계·부품주 등도 유망
베트남, 공모주 투자 관심가질만
대만, 2018년 화학·금융주가 주도
한국경제신문은 삼성증권 주최로 9일 열린 ‘아시아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전문가 4명으로부터 해당국 증시 전망에 대해 들었다. 이들은 모두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업종 대표주 실적 개선 가팔라”
페이징 친 중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에 투자하길 원하는 투자자라면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중국 기관투자가들이 업종 대표주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다 실적 개선세도 가파르다는 이유에서다.
친 연구원은 “중국 증시 상장사 가운데 업종별 시장점유율 상위 3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업종에서 대표주의 이익 증가 속도가 업계 평균치보다 빨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장지수펀드(ETF)보다는 업종 대표주를 콕 집어 투자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중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친 연구원은 “중국 A주 전체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작년 3월 이후 15배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주가가 올랐지만 기업 실적도 함께 늘었기 때문에 여전히 투자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일본 “배당 투자 매력 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 20% 가까이 올랐다.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노믹스가 성과를 내면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를 달성했고 물가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기업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마사히 아쿠스 SMBC닛코증권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이 장기간의 구조조정을 거쳐 최근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주와 기계, 부품 관련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점도 일본 증시가 매력적인 이유다. 아베노믹스로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면서 일본 주요 기업의 배당성향은 최근 30%까지 높아졌다. 배당총액이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이 늘어 올해 12조엔(약 117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트남 “내년 대형 민영기업 대거 상장”
에드워드 고든 호찌민증권 에쿼티세일즈 본부장은 “VN지수가 연말까지 870, 내년 말까지는 9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VN지수는 지난 8일 859.7로 장을 마쳤다.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70개 기업의 올해 연간 전망치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작년보다 15%가량 증가했다. 고든 본부장은 “내년에도 올해만큼 EPS가 늘어날 것”이라며 “수급에서 유리한 대형주 가운데 소비재 금융 섬유업종 등이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증시 상승세가 가팔라 단기 조정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는 지수 움직임을 지켜보다 내년부터 투자에 나설 만하다”고 말했다.
고든 본부장은 “공모주 투자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베트남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이 주로 국영기업이었다면 내년엔 대형 민영기업들이 대거 상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스마트폰 부품주 유망”
대만 자취안지수는 올 들어 17% 가까이 상승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작년 말 38%에서 현재 41%로 늘어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아브라함 류 KGI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 같은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지고, 배당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류 센터장은 내년 대만 증시를 이끌 키워드로 아이폰, 국제 유가, 금리, 배당수익을 꼽았다. “올해 대만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아이폰용 부품주들이 내년에도 대만 증시를 이끌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류 센터장은 “내년엔 석유화학주, 은행 보험 등 금융주, 배당주 등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수지/강영연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