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년비 출하량 7.9% 감소
점유율 격차 10.8%로 벌어져
8일 글로벌시장조사기관 IDC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태블릿 출하량은 4000만대에 그쳤다. 이는 4270만대가 출하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줄어든 수준이다.
애플, 아마존, 화웨이 등 상위권 제조사들의 선전 속에 유독 삼성전자의 부진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태블릿 출하량은 60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7.9% 감소한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글로벌 제조사들의 평균 감소치를 밑돌았다.
이는 같은 기간 애플이 전년 동기(930만대) 대비 11.4% 오른 1030만대를 출하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1년간 태블릿 점유율 격차는 7.5%에서 10.8%로 벌어졌다.
3위와 4위를 기록한 아마존(440만대)과 화웨이(300만대) 역시 점유율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아마존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7.5%에서 10.9%로 늘었고, 화웨이도 같은 기간 6%에서 7.5%로 올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위권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워 경쟁력을 강화했다. 애플은 가격을 대폭 낮춘 '반값' 아이패드로 판매량을 늘렸고, 아마존은 가성비 높은 저가형 태블릿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IDC는 "애플이 아이패드 가격을 낮춘 게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다시말해 '가격 정책'에 있어서 애플이 성공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애플은 3분기(4월1일~7월1일) 실적에서도 아이패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아이패드는 2013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4년만에 성장했다. 2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1140만대로 지난해 995만대보다 145만대 더 많이 팔렸다. 더 버지는 "329달러짜리 저가 아이패드 판매 증가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부진이 프리미엄 제품에서 애플에 밀리고, 저가형에서는 아마존으로부터 위협받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북'과 저가형 제품인 '갤럭시탭A, E' 시리즈가 나란히 경쟁작에 밀려 고전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인 탈착식 태블릿도 생산하고 있지만 A, E시리즈 등 저가 제품에 의존도가 높다"며 "경쟁사들이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제공하기에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대화면 스마트폰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당분간 태블릿의 시장 전망은 어둡지만,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교육용, 업무용에서 태블릿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디지털 교과서 시장 규모는 약 250조 원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모바일 게임용이나 업무용 등으로도 주목받으며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태블릿 시장에서 기업용 출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태블릿 시장의 11%가 교육시장 외의 영역에서 창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