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차(茶) 회동' 자금성 경비 강화…인근 학교·고층빌딩도 통제
中매체들 "中 이례적 환대…미·중 상호 윈윈 관계 발전시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이 8일 오후 시작되는 가운데 중국은 '트럼프 맞이'로 분주한 분위기다.

중국 매체들이 '이례적 환대'라고 평가할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자금성(紫禁城) 회동 준비부터 보안요원 배치, 주요 도로 통제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일정이 시작되는 자금성은 이날 하루 임시 휴관하고, 며칠 전부터 귀빈 맞이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양국 정상의 '차(茶) 회동'과 연회가 열리는 건복궁 주변은 환경 정비를 마치고, 경비를 강화했다.

또 자금성 정기 휴관일인 지난 6일에는 연회 일정과 두 정상의 동선에 맞춰 행사 예행연습까지 진행했다.

자금성 주변과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지난달 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보안요원이 배치되고, 창안제(長安街)와 공항고속도로 등 베이징 주요 도로도 오후부터 임시 통제될 예정이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베이징 도심의 일부 학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방문 기간 소개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 주요 당정기관이 모여있는 중난하이(中南海)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베이징161중학은 '중요 국무활동으로 인해' 이날 오후 2시30분 이전에 학교를 비우라는 통지를 받았다.

젠궈먼(建國門) 대로의 중신(中信)국제빌딩도 7일부터 10일까지 빌딩 서쪽 출입구 쪽 도로 통제로 출입이 금지됐으며, 방문 차량을 줄이려 반드시 주차증을 받도록 했다.

또 이 기간 '물건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빌딩 내 사무실 창문을 여는 것도 금지됐다.

산시(山西) 성에서 온 관광객 왕 모씨는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예와 의를 중시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자금성이 임시 휴관하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이 우의를 다지고, 양국에 도움이 안 되는 갈등을 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만약 이번 일정이 확정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문화의 상징적인 공간인 자금성에서 만찬을 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 대한 중국의 환대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런 열정적인 손님맞이는 양국관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아시아 순방 중 가장 중요한 일정"이라며 "앞서 방문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기 때문에 이번 방중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아시아 방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양국 간 깊이 있는 대화는 양국에 공동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인류는 상호 정복의 시대를 이미 지나쳤기 때문에 대국 간 윈윈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도 1면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이후 첫 번째 해외 정상의 국빈방문"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중미 관계가 신시대의 역사적인 새 기회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인민일보는 "양국 정상이 공동 관심사와 중대 국제 및 지역 문제에 관한 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신시대 중미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킨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촉진하는 데도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발전은 세계의 기회이자 미국의 기회이기도 하다"며 "중미 양국이 필사적인 정신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공동 인식을 확대해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와 윈윈 관계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