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연설하기는 1993년 7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국빈만찬 등의 행사를 마친 뒤 이날 오전 '움직이는 백악관'으로 불리는 전용차 '캐딜락 원'을 이용해 여의도 국회에 들어섰다.
국회 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을 '깜짝' 방문하려던 일정은 짙은 안개 등 기상 사정때문에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 대표단과 사전 환담을 한 뒤 오전 11시부터 연설을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키워드'는 굳건한 한미동맹과 북핵위협 대응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하루 앞둔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순방 5개국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오래되고 유익하며 호혜적인 한미동맹과 한국의 엄청난 성공의 기록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핵위협에 맞서 어느 때보다 더욱 긴밀한 협력과 동맹의 필요성뿐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추구로 엄청나게 고통을 받는 국제사회 대응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또한 강력한 한미동맹의 미래와 인도-태평양 전역의 안보와 번영에 대한 긍정적 비전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앞두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이매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한 마디 한 마디는 미국의 대(對) 한반도, 대 아시아 정책으로 이어지기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우리 국회로 모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제 야당이 정쟁을 중단하고 정부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전쟁, 군사 옵션이 아닌 평화적인 해법을 지향한다는 분명한 '평화의 메시지'를 북한과 국제사회에 보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떠나는 순간까지 분명한 안보와 평화의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국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맞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본청 2층 정문과 1층 후문을 제외하곤 모든 출입문이 폐쇄됐고, 국회 울타리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고 폭발물 탐지견까지 동원해 철벽 경호에 나섰다.
또 전날부터 본청 정문 입구에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게양했고 24시간 경호 태세에 돌입했다.
국회 주변을 둘러 3중 철제 펜스를 설치한 것을 비롯해 만약의 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