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파주 시정 1㎞ 남짓…"'황사시즌' 개막은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비무장지대(DMZ) 행을 막은 주범은 안개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국발(發) 황사까지 겹치면서 시정(視程)은 더욱 나빠졌다.

이날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DMZ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따로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목적지를 거의 눈앞에 두고 날씨 탓에 착륙을 포기한 채 서울로 회항했다.

짙은 안개가 끼는 바람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께 DMZ에서 가까운 경기 파주의 시정은 0.87㎞에 불과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오전 7시나 9시께에도 파주의 시정은 1㎞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었다.
트럼프 'DMZ 헬기 회항'은 안개 탓… 황사 겹쳐 시정악화
시정은 목표물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장 거리를 나타낸다.

실제로 평상시 시정범위가 0∼20㎞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파주의 시정은 매우 좋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파주 인근에 바람이 강하게 불지는 않았다"면서 "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헬기 착륙을 막은 것은 결국 안개 탓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발원한 황사도 시정악화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면서 "둘의 비중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안개와 황사가 모두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황사는 지난 6일 발원했다.

기압골 후면의 북서기류를 따라 남동진해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는 중이다.
트럼프 'DMZ 헬기 회항'은 안개 탓… 황사 겹쳐 시정악화
통상 황사를 포함하는 미세먼지 PM10의 농도를 보면 전국 곳곳에서 '나쁨' 수준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경기 평택항의 PM10 농도 최곳값은 222㎍(마이크로그램)/㎥로, 오전 9시 현재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밖에 충남 203㎍/㎥, 서울 118㎍/㎥, 인천·대구 120㎍/㎥, 전북 137㎍/㎥ 등 곳곳에서 100㎍을 넘어섰다.

PM10의 농도 등급(㎍/㎥·일평균)은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1 이상) 등 네 단계로 나뉜다.

하지만 이날 황사로 본격적인 황사시즌이 개막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빈도가 낮을 뿐 가을도 봄처럼 황사가 일부 나타난다"면서 " 황사는 변동성이 큰 만큼 본격적으로 황사시즌이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