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입히고, 불시에 대응 훈련… 더 강해진 '안전경영 퍼스트'
최근 타워크레인 전복이나 화학사업장 폭발 등 산업재해가 이어지면서 안전사고 예방이 급선무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순간에 발생하는 사고가 기업의 생존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만큼 안전관리에 집중하자는 재계 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순간의 실수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사고 자체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목표로 ‘안전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안전 경영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기업들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임직원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안전문화사무국이란 조직을 신설해 환경 보호와 안전 경영을 위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설비 노후에 따른 문제점을 사전에 발굴하고 안전 규정 미준수로 인한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안전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사고 유형별 비상사태 시나리오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환경과 안전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체험식 교육도 병행한다. 삼성전자 환경안전 체험관에서는 심폐소생술, 비상상황별 대처방법 등을 교육하며 주기적인 소방훈련과 안전 문화 캠페인 등을 통해 안전의식을 높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국내 최초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과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활용한 그룹 차원의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사고위험 요인 등을 모바일 앱으로 제보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와 각 사 안전 정보를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안전정보 시스템’ 등을 양대 축으로 하는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SK그룹의 안전 경영 원칙은 안전(safety), 보건(health), 환경(environment)의 앞글자를 딴 ‘SHE’다. SHE의 핵심은 매뉴얼에 따른 대응과 보고를 통한 공유 및 전사적 대응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는 ‘사고관리 규정’ ‘위기대응 프로세스’ 등 대응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예상되는 위기와 사고를 사전에 대비하는 절차와 사고 발생 시 취해야 하는 조치 내용이 담겨 있다. 사고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전사적인 협업 체계를 갖춘 것도 SK 위기대응 매뉴얼의 특징이다.

LG그룹은 안전 경영을 기업 경쟁력의 필수요소라고 판단하고 안전 경영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에너지 환경 안전 보건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2009년 ‘LG전자 환경안전 통합 표준’을 제정하고 국내외 사업장에서 환경안전경영 시스템을 집중 운영 중이다. LG화학은 2014년 안전환경 관리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본부 산하에 흩어져 있던 주요 공장의 안전환경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이관했다.

롯데그룹은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 시 고객 및 임직원의 안전과 피해 확대 방지를 위해 사업장별 특성에 맞춰 위기관리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지진계를 추가 설치하는 등 현장 안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롯데백화점 등 사업장별로 정기적인 화재, 지진, 테러 등에 대비한 방재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GS그룹은 무재해·무사고를 위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효과적인 안전환경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2014년 CEO 직속의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신설하고 사업장 안전진단, 사고 근본원인 조사, 위험성 평가, 안전환경 감사 기능을 전담하는 안전진단팀을 꾸렸다.

포스코는 50년에 가까운 현장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무(無)장애 조업체계’를 실현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