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 주고 '통상 실익' 챙기나… 워싱턴 정상회담 '데자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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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트럼프 방한 때 경제가 핵심 이슈"…통상압박 예고
초반 북핵 등 안보문제 조율하다 막판 통상 거론…예상 뒤집어
이번에도 비슷한 수순 가능성
경제부처선 USTR 대표만 수행 "FTA개정 3차 회의 갖자" 요구
한국은 통상장관회담 형식 원해
트럼프 아시아 순방 기간에 미국 항모 한반도 집결·훈련 고려
초반 북핵 등 안보문제 조율하다 막판 통상 거론…예상 뒤집어
이번에도 비슷한 수순 가능성
경제부처선 USTR 대표만 수행 "FTA개정 3차 회의 갖자" 요구
한국은 통상장관회담 형식 원해
트럼프 아시아 순방 기간에 미국 항모 한반도 집결·훈련 고려
미국이 오는 7일 서울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무역불균형 등 경제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예고해 주목된다. 회담 의제가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대응 공조 등 주로 안보문제로 모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었다. 지난 6월 말 미국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때의 ‘데자뷔’다. 회담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 연설을 통해 무슨 발언을 할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악관 측은 지난 6월28일 문재인 대통령 방미와 관련된 브리핑에서도 통상 이슈를 주요 의제로 처음 언급했다. 정상회담 불과 이틀 전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불균형에 주목하고 있다”며 “두 정상은 자동차 수출 및 철강 수입 문제를 놓고 솔직한 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두 정상 간 첫 만남인 만큼 신뢰 구축과 북핵 공조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됐다. 백악관 측 예고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공개 발언의 절반가량을 통상 갈등에 할애했고, 회담 직후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절차 준비를 지시했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성향으로 보면 한·미 FTA와 무역불균형 이슈는 전혀 의외의 의제는 아니다. 한·미 FTA 개정을 둘러싼 양측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걸고넘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국은 지난 8월22일 첫 회의를 한 뒤 지난달 초 한·미 FTA 개정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발언으로 양측 실무협상에 개입하기도 했지만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측은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자체가 개정 협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차 회의 때부터 자동차, 철강, 농산물 등의 교역과 관련한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반면 한국은 개정 협상을 시작하려면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청회, 국회 보고 등의 사전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7~8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한·미 FTA 개정 관련 3차 회의를 하자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통상장관 간 회담 형식을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경제 부처에선 유일하게 라이트하이저 대표만 동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농무·노동·중소기업청 등 다른 경제부처 장관과 백악관 보좌관들은 모두 세제개편안 홍보를 위해 미국에 남으라고 지시했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아직 의제와 일정 등을 미국 측과 조율 중이지만 엄중한 북핵 정국임을 감안할 때 한·미 동맹 강화, 북핵 대응공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 일정이 1박2일로 빡빡하고, 한국에서 강한 북핵 저지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 확대는 강하게 요구하지 않을 전망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확인하면서 “캠프 험프리스 방문은 한국이 적절한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이 기지를 짓고 일부 미군과 가족을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부담했다”며 “한국 정부의 훌륭한 (방위비) 분담 사례”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3~14일) 동안 로널드 레이건함, 니미츠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등 미군의 3개 핵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 주변에서 합동작전을 펼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백악관 측은 지난 6월28일 문재인 대통령 방미와 관련된 브리핑에서도 통상 이슈를 주요 의제로 처음 언급했다. 정상회담 불과 이틀 전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불균형에 주목하고 있다”며 “두 정상은 자동차 수출 및 철강 수입 문제를 놓고 솔직한 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두 정상 간 첫 만남인 만큼 신뢰 구축과 북핵 공조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됐다. 백악관 측 예고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공개 발언의 절반가량을 통상 갈등에 할애했고, 회담 직후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절차 준비를 지시했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성향으로 보면 한·미 FTA와 무역불균형 이슈는 전혀 의외의 의제는 아니다. 한·미 FTA 개정을 둘러싼 양측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걸고넘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국은 지난 8월22일 첫 회의를 한 뒤 지난달 초 한·미 FTA 개정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발언으로 양측 실무협상에 개입하기도 했지만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측은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자체가 개정 협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차 회의 때부터 자동차, 철강, 농산물 등의 교역과 관련한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반면 한국은 개정 협상을 시작하려면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청회, 국회 보고 등의 사전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7~8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한·미 FTA 개정 관련 3차 회의를 하자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통상장관 간 회담 형식을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경제 부처에선 유일하게 라이트하이저 대표만 동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농무·노동·중소기업청 등 다른 경제부처 장관과 백악관 보좌관들은 모두 세제개편안 홍보를 위해 미국에 남으라고 지시했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아직 의제와 일정 등을 미국 측과 조율 중이지만 엄중한 북핵 정국임을 감안할 때 한·미 동맹 강화, 북핵 대응공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 일정이 1박2일로 빡빡하고, 한국에서 강한 북핵 저지 의지를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 확대는 강하게 요구하지 않을 전망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확인하면서 “캠프 험프리스 방문은 한국이 적절한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이 기지를 짓고 일부 미군과 가족을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부담했다”며 “한국 정부의 훌륭한 (방위비) 분담 사례”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3~14일) 동안 로널드 레이건함, 니미츠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등 미군의 3개 핵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 주변에서 합동작전을 펼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