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이 그야말로 ‘호떡’처럼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집을 시장에 내놓으면 3주만에 팔려나가는 겁니다. 지난 30년 동안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주택 값이 너무 오르고 매물까지 부족해지면서 이사하지 못하고 현재 집에 머무는 기간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저축을 하지 않고 주택, 주식 등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미국 평균 가정의 보유 자산이 늘어나면서 자산 효과로 인해 덩달아 소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계속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31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집을 매물로 내놓으면 매매가 이뤄지는 때까지 걸린 기간이 3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올해 6월까지 집을 산 8000명을 조사해 나온 수치입니다. 3주는 지난 30년간 조사에서 가장 짧은 기간입니다. 지난해 4주보다 한 주 더 줄어든 것이고,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2년 11주가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집이 기록적으로 빨리 팔려나가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에는 주택 재고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NAR에 따르면 지난 9월에 매물로 나온 기존주택 재고는 또 줄어들어 전년 동기 대비 28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윤(Lawrence Yun)은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집 구매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매도자들은 여러 건의 복수 제안을 받고 있다. 현금으로 지불하는 투자자들이 우위에 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미국 사람들이 현재 집에 머무는 기간도 30년만에 가장 오래된 10년에 달하고 있습니다. 재고 수준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주택 가격이 기록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사를 가고 싶어도 움직이지 못하는 겁니다. 많은 주택 소유자가 지금 집에 더 머무는 것을 선택하거나 리노베이션해서 고쳐 살면서, 집을 빌리려는 임차인들도 살 집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