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이상화 올림픽 3연패 도전…쇼트트랙 최민정 4관왕 목표
모두 한국 최초 기록…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상화(28·스포츠토토)와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19·성남시청)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이상화는 올림픽 3연패, 최민정은 대회 4관왕에 도전하는데, 모두 동계올림픽 사상 한국이 한 번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이상화는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역사의 첫 장을 열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첫 사례였다.

이상화는 안주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자리를 꾸준히 지켰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도 포디움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역사 집필을 계속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우승을 통해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쓰겠다는 각오다.

만약 이상화가 평창올림픽 여자 500m에서 우승할 경우, 그는 동계올림픽 사상 한국의 첫 3연패 달성자가 된다.

한국 선수 중 동계올림픽에서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범위를 하계올림픽으로 넓히더라도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남자 사격 50m 공기권총 진종오(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뿐이다.

외국 사례도 많지 않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여자 500m 보니 블레어(1988년·1992년·1996년·미국)가 유일하다.

현재 이상화는 평창올림픽 2차 관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국내 대표팀 선발전에서 500m 1, 2차 레이스와 1,000m 종목에서 모두 우승하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월드컵 1~4차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월드컵 1, 2차 대회는 다음 달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열리고 3, 4차 대회는 12월 캐나다와 미국에서 진행된다.

이상화는 월드컵 4개 대회를 통해 보완점으로 꼽히는 스타트와 마지막 곡선주로 스케이팅 기술을 끌어올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경쟁자인 고다이라 나오(일본)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고다이라는 지난 시즌 급부상한 베테랑 선수인데, 평창올림픽 여자 500m의 강력한 적수다.

그는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 여자 500m 종목에서 6차례 레이스를 펼쳐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월 세계선수권 대회와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상화보다 좋은 기록을 작성했다.

이상화는 "너무 욕심을 부리거나 특정 선수를 의식하면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더라"라며 "스피드스케이팅은 나 자신과 싸움이다.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쇼트트랙의 선두주자 최민정은 평창 대회가 올림픽 첫 무대다.

그는 평창에서 한국 사상 첫 4관왕에 도전한다.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부에는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단거리인 500m와 중거리인 1,000m, 1,500m, 그리고 3,000m 계주가 있다.

최민정은 지난 시즌 ISU 월드컵 1,000m에서 세계랭킹 1위, 1,500m에서 2위를 차지했다.

두 종목은 최민정의 주력 종목으로, 그만큼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크다.

심석희(한국체대)와 함께 뛰는 3,000m 계주도 그렇다.

문제는 500m다.

500m는 스타트가 매우 중요한데, 빠른 스타트를 끊기 위해선 근력과 체격 조건이 좋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을 가진 아시아 선수들보다 유럽권 선수들이 강세를 띠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은 유독 쇼트트랙 500m에서 맥을 못 췄다.

한국이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최민정도 지난 시즌 ISU 월드컵 500m에서 세계랭킹 6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민정은 500m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시즌 동안 500m에 필요한 스타트 훈련과 근력 훈련을 집중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최민정은 지난 시즌부터 "가장 욕심나는 종목은 500m"라며 "다른 종목보다 공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최민정이 500m를 포함해 금메달 4개를 획득할 경우 그는 한국 최초의 올림픽 4관왕이 된다.

한국 선수 중 올림픽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은 동·하계 통틀어 단 한 번도 없다.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안현수(빅토르 안)와 진선유가 3관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최민정의 목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평창올림픽이 다가올수록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평창올림픽 예선 격인 ISU 제1차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여자부 전 종목을 석권해 4관왕에 올랐다.

중국 등 경쟁국의 의도적인 반칙과 한국 대표팀 내 경쟁, 전무한 올림픽 출전 경험 등이 변수로 꼽히지만, 최민정은 묵묵히 훈련에 열중하며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