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대물림' 홍종학, 이번엔 '학력 비하' 논란
청와대가 중학생 딸에게 수억원대 부동산을 증여한 것으로 나타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재산 관련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부동산 증여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가 언급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는 과거 인사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진 사안에 대해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밝힐 것이라고 대응했다. 청와대가 나설 경우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후보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회에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다. 홍 후보자 자신과 배우자, 딸이 보유한 재산은 총 55억768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홍 후보자 딸이 8억원이 넘는 건물을 증여받은 것을 두고 “증여세를 잘 냈고 이상이 없다면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며 “홍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 측은 “장모의 건강이 나빠져 외손녀인 딸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으로, 증여세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홍 후보자와 그의 가족이 지난 4년간 30억원어치가 넘는 부동산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활용한 ‘쪼개기 증여’ 방법은 상속·증여세를 낮추려는 부자들 사이에 일반화된 절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은 1998년 경원대(현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재직 시절 쓴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책의 표현이 논란이 됐다. 홍 후보자는 “그들(명문대를 나오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세계의 천재와 경쟁해 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서울대 등 명문대에 진학하라고 조언했다. 홍 후보자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많은 분께 책의 취지와 이유 여하를 떠나 사과한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홍 후보자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던 2013년 “과다한 상속·증여가 이뤄지면 부의 대물림으로 인해 근로 의욕을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정한 제어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지만 홍 후보자는 정말 심해도 너무 심한 내로남불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가 어려워지면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에 대한 책임론이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