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넓히는 한·중 '사드 해법' 찾을까
한·중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풀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결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담판’이 필요하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문 대통령의 연내 중국 방문 및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 “외교 채널을 통해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연임된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만나자”며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우선 다음달 10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양자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이 사드 갈등을 봉합한다면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연내 중국 방문 초청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음달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미·중 관계의 개선도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사드 관련 이해를 구하면서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한·중 관계의 급속한 회복을 예상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시 주석은 당 대회에서 청사진을 제시하며 “중국이 손해를 감수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며 중국 국가 이익을 침해하면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앞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 시스템에 반대한다”며 “상대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은 “중국에서도 사드 문제를 놓고 한국과의 관계를 지금과 같은 상태로 계속 끌고 갈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갑자기 전격적으로 풀리진 않을 것이고 서서히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갑자기 해빙 무드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드 반대는 중국의 기본 입장이어서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외교 전략을 수정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다면 양국 관계에 대한 얘기가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김채연/이미아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