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산업, 스마트시티 등 융합산업 꽃피우는 기본 토양"
박명식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사진)은 늘 건강한 모습이다. 얼굴엔 웃음도 많다. 성격이 낙천적인 편이어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금방 털어버린다고 했다.

하지만 LX의 업무와 비전을 얘기할 때는 표정이 달랐다. 특히 공간정보산업이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결연한 모습까지 느껴졌다. 박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수많은 기술과 정보가 융복합되면서 ‘초연결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공간정보는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카 등 융합산업을 꽃피우는 기본 토양이 된다”고 강조했다.
[Cover Story -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산업, 스마트시티 등 융합산업 꽃피우는 기본 토양"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공무원으로 30년 가까이 근무하다가 공사의 선장이 됐습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LX 수장이 된 것을 여전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의 대표로 지난 10개월의 무게감은 30년 공무원 생활 이상으로 막중한 것임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은 LX는 지적측량 서비스와 공간정보체계 구축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입니다. 다행스럽게도 12개 본부와 172개 지사를 갖춘 튼튼한 조직력과 조직원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막중한 직무를 큰 탈 없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핵심 사업은 무엇이며 어떻게 변화되고 있습니까.

“지적사업과 공간정보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유일무이한 국토정보 전문기관입니다. 2년 전 사명 변경을 통해 지적사업 외에도 공간정보산업까지 맡게 됐습니다. 오랜 기간 구축해온 정확하고 다양한 디지털 지적정보가 공간정보사업의 중요한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지적측량은 쉽게 말해 땅의 주민등록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국토교통부 조사(2016 공간정보산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간정보산업 매출이 7조9549억원으로 한 해 전에 비해 매출은 11.6%, 종사자 수는 5.5% 증가했다고 합니다. 공간정보가 다른 산업분야와 융복합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 141만 필지 가운데 9월 말 현재 109만 필지의 지적측량을 수행해 국민의 토지재산권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국토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정부가 2012년부터 추진하는 지적재조사사업을 조기에 완수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기도 합니다. 공간정보를 국민 누구나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정보의 품질 관리와 표준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적재조사사업이 필요성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들이 지적재조사사업의 성과가 미미하다고 질책 아닌 질책을 해주셨습니다. 저희로서도 상당히 애가 타는 대목인 터라 공감했습니다. 지적재조사는 지적 불부합지를 정리하고 종이 지적도를 디지털화해 우리 땅의 가치를 높이고 공간정보산업의 토대를 닦는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현재 지적정보는 100년 전 낙후된 기술·장비로 작성된 데다 오랜 기간 종이지적도를 사용해 측량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지적재조사를 하게 되면 정확성과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한 디지털 지적정보가 구축되고, 국가공간정보와 다양한 행정정보가 융합되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정부의 핵심사업인 도시 재생사업의 속도감을 높여줄 사업이기도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LX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정보통신기술(ICT)이 융복합된 산업과 기술이 혁신성장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LX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과 공간정보를 결합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국토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공간정보는 위치 기반의 빅데이터를 담는 그릇으로, 모든 정보의 기본 인프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초대형 크루즈가 부산항대교를 지나 항만에 드나들 수 있도록 교량 높이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글로벌 사업이 동반성장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습니까.

“이제 LX의 무대는 세계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는 이렇다 할 공간정보기업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공간정보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진입장벽이 높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2011년부터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민간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해외진출지원센터(gisc.lx.or.kr)’를 설립·운영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2016년까지 52개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에서 ‘공간정보 로드쇼’를 열어 동반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적제도와 토지등록률이 미진한 국가를 대상으로 선진 지적제도와 측량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새 정부의 정책기조는 ‘사람 중심의 경제’입니다. 7년째 국립발레단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발레교실’은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입니다. 전국 곳곳을 다니며 다문화가정·소년소녀가장·저소득층 학생에게 국립발레단의 공연관람 기회와 발레수업을 제공하는 활동입니다. 또 지역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20억원 규모의 상생희망펀드를 2020년까지 200억원으로 확대·지원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공간정보 협력기업과 전북지역 중소기업에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지역 내 핵심인재를 대상으로 한 장학사업도 늘려갈 방침입니다. 1996년 시작된 ‘지적장학회’는 올해까지 6481명을 지원했습니다.”

▶10년 뒤 LX의 모습과 위상은 어떨까요.

“21세기 경영의 화두는 ‘지속가능 경영’입니다. 100년 이상 장수한 기업을 연구한 제리 포라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 기업 평균수명이 10년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비결이 ‘지속적인 혁신’에 있다고 봅니다. 기본을 지키되 전문화와 차별화를 통해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명을 변경하고 지적사업에서 공간정보사업으로 업역을 확대한 것도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한 예입니다. 10년 뒤 글로벌 공간정보의 메카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진수/김형규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