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무상화 추진으로 재정 건전화 외면은 '문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 정권이 22일 중의원 총선에서 대승하자 일본 재계와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의 순항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연립여당이 개헌 가능선인 3분의 2 이상 의석을 획득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가 넘는 국가채무를 줄이려는 재정건전화를 외면하고 교육무상화 등 선심성 정책을 공약한 것은 "문제"라고 우려했다.

23일 아사히·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수치상 경제회복은 계속되고 있지만 "실감이 빈약하다"는 지적이 많아 실질임금 상승은 과제다.
아베 압승, 일본 재계-전문가 "아베노믹스 순항 기대 높다"
최대경제단체 게이단렌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은 "안정적인 정권기반이 유지된 것은 정책의 착실한 실행을 위한 자산으로 환영한다"며 "아베 정권의 중요과제 해결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상공회의소 미무라 아키오 회장은 "정부여당은 국민의 여망에 답해 일손부족 극복이나 생산성 향상에 힘을 다해 강한 경제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사회보장 등 개혁도 해야 한다"고 기대했다.

경제동우회 고바야시 요시미쓰 대표간사는 "성장전략 가속화, 일하는 방식 개혁, 긴박한 북한정세 등 많은 과제를 직면한 가운데 정치의 계속성이 확보된 것은 환영하고 싶다"고 논평했다.

앞으로는 이번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교육 무상화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소비세(부가세) 증세를 2019년 10월에 예정대로 실시할지가 민감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베 정권은 2012년 12월 발족한 이래 ▲ 대담한 금융정책 ▲ 기동적 재정정책 ▲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성장전략 등 '3개 화살'을 중점 정책으로 추진해 일정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이다.

특히 그 가운데 제1의 화살인 대담한 금융정책은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로 엔저가 진행, 수출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회복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을 듣는다.

아베 정권은 제2의 화살인 대형경제정책 등으로 경기를 살려내려고 도모하고 세계경제 전체의 회복이라는 뒷바람도 타고 경기확대가 이어지며 고용도 개선됐으며 주식시장도 활황세를 탔다.

그런데 총선거전에서 야당이 비판한 대로 경기회복이 실감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업실적 향상이나 고용개선에도 불구하고 임금 인상 폭이 더뎠기 때문이라는 것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임금 등 장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소비를 자제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고, 대기업은 수익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개인까지 파급되는 경제의 선순환 실현은 아직 되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률도 일본은행의 큰소리와는 달리 0%대에서 머무르며 장기 디플레이션(경기부진 속 물가하락)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확실한 전망이 서지 않는 상태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일본경제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제3의 화살 성장전략을 확실하게 가동하고, 사회보장 충실화는 물론 재정의 건전화 등을 통해 장래에 대한 불안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된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중의원선거 공약에서 소비세증세에 의한 세수 증가분 가운데 정부 부채 상환에 충당할 분 가운데 일부를 유아교육이나 보육 무상화에 사용하겠다고 표명, 재원부족이 지적된다.

이에 2020년도에 재정건전화 목표 달성은 곤란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아베 총리는 22일 밤 방송에 출연, "경제를 성장시켜 투자할 것은 확실히 투자하며 재정건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관계자들도 일단 여당 압승에 일본 주가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많이 했다.

아베 정권의 정치기반이 안정화됨에 따라 강력한 금융완화 등 아베노믹스 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닛코자산관리 가미야마 나오키 수석전략가는 "총선거에서 연립여당이 승리하면서 정치가 안정되면 일본주식에 투자할 매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금의 일본유입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아베 압승, 일본 재계-전문가 "아베노믹스 순항 기대 높다"
다만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이치카와 신이치 수석시장전략가는 "성장전략 성과가 부족해 아베노믹스 기대에 따른 주가상승 국면은 끝났다"고도 했다.

엔화 환율 전망은 달러당 109~115엔까지 진폭이 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