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23일 필리핀에서 10개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사태, 테러 대책 등을 논의한다.

아세안 국방장관들은 북한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방수장이 내놓을 공동선언문의 초안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은 최근 북한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하고, 북한의 전통 우방인 베트남과 미얀마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자국 주재 북한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동남아에서 반북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아세안 국방장관, 북핵·미사일 논의…'엄중한 우려' 표명할 듯
아세안 국방장관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대해 분쟁 당사국들이 긴장 고조 행위를 자제하고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COC 제정은 중국과 아세안이 2002년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의 후속조치로, 분쟁 악화를 막는 행동지침을 담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조성과 군사기지화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놓고 아세안 회원국 간에 갈등도 전망된다.

지난 8월 열린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겨냥해 "비군사화와 자제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지만, 친중 성향의 필리핀이 뒤이어 내놓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서는 중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췄다.

아세안 국방장관들은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세력 등 테러단체와 싸우는 데 공동의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8개국 국방수장도 참석하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 Plus)가 열려 북한 핵·미사일, 남중국해 문제 등을 다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