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내놓고 있다. 한·미 연합 훈련이 20일 끝나고 오는 25일 중국의 ‘시진핑 2기 체제’가 공식 출범하는 때 전후로 도발을 감행하려는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이후 한 달 넘게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우선 외무성 같은 공식 성명이 아닌 대외선전단체나 관영매체를 동원해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라는 북한 대외선전단체는 지난 19일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연합 해상훈련 등에 대해 “선전포고 없는 전쟁을 개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지금 적들은 사이버전을 배합한 ‘참수작전’ 계획의 현실성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확정하는 것이 이번 한미 연합 해상훈련의 주되는 목적이라고 떠들어대고 있다”라며 “이것은 미국이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 없는 전쟁을 개시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앞서 18일엔 ‘북침핵전쟁연습반대 전민족비상대책위원회’라는 대외선전단체가 나섰다.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연합 해상훈련 실시, 미 전략 무기들의 서울 국제항공우주ㆍ방위산업 전시회(ADEX) 참가, 23일부터 실시되는 한국 내 미국 민간인 대피 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기어이 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고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실증해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일차적 격멸 대상으로 찍어놓은 멸적의 표적들을 우리의 면전에 가까이 끌어다 놓고 설쳐대는 것으로 하여 예상 밖의 시각에 상상 밖의 타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한 지난 16일과 17일엔 북한 관영 매체들이 논평을 냈다. 노동신문이 16일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군사적 도발에 계속 광분한다면 차례질 것은 종국적 멸망뿐”이라고 한 데 이어 17일엔 조선중앙통신이 “막다른 궁지에 몰린 미국의 단말마적인 발악”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뒤 한 달 넘게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오랜 기간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