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부산역 임대 매장의 임대료가 세계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뉴욕 맨해튼보다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이 과도한 임대료를 요구하는 탓에 경쟁력 있는 입점 업체가 쫓겨나는 ‘관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부산역 2층 매장(23평)에 입점했던 삼진어묵은 2016년 한해 동안 코레일유통에 임대료로 37억8628만원을 냈다. 같은 해 삼진어묵의 매출은 151억4532만원이었다. 매출의 25%를 코레일유통에 임대료로 낸 것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10억2847만원으로 매출의 6.8%였다.

이같은 임대료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16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5번가의 임대료는 1㎡당 월 309만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 명동의 1㎡당 월 임대료는 93만원으로 세계 8위였다. 부산역 2층 매장의 월 임대료는 1㎡당 415만7000원으로 뉴욕보다 35%, 서울 명동보다 347% 비쌌다.

김 의원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기존 입점 업체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퇴출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삼진어묵이 있던 자리에는 지금은 다른 업체가 들어가 있다. 코레일유통은 지난해 말 재계약 입찰 과정에서 월 12억8000만원의 목표 매출과 25%의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또 목표 매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 월 2억8800만원의 임대료를 낼 것을 요구했다. 적자를 예상한 삼진어묵은 입찰을 포기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이 요구하는 과도한 임대료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돼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공기업이 민간 업자를 내쫓는 관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