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내년 1월까지 일감 공백…실사 결과에 따라 대책 마련"

성동조선이 다음 달 중순께 일감이 떨어짐에 따라 대규모 휴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나오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동조선의 처리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12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을 다음달 중순께 인도하면 당분간 일손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올 6월에 수주한 탱커(석유제품운반선) 5척은 내년 1월에 가서야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다음달 중순부터 2개월가량 일감이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일감이 떨어지고 새로 수주한 선박을 내년 1월부터 건조하게 되면 유휴 인력에 대해 유·무급 휴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의 직영근로자는 1천270여명 수준으로, 2010년 2천500명에서 절반으로 급감했다.

수은은 그러나 구체적인 휴직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실사 결과에 따른 처리방향과 맞물려 있어서다.
"성동조선 다음달 중순 일감 떨어져 휴직 불가피"
수은은 향후 성동조선의 독자적인 생존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7월 말부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가치, 미래 손익전망, 자금 수지 전망, 원가 경쟁력 등 성동조선의 경영·재무 현황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당초 9월께 실사 결과가 나오면 성동조선에 대한 '중대 결단'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실사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성동조선의 수주 전망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작업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수은은 설명했다.

조선·해운시황 전문분석기관인 클락슨이 전체 조선업 수주 전망을 3월 말과 9월 말에 발표하는데 최신 자료인 9월 말 자료를 바탕으로 성동조선의 향후 예상 수주액을 가늠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수주 전망치를 어느 수준으로 추정하느냐에 따라 채권단이 앞으로 성동조선에 지원해야 할 금액 규모가 달라질 뿐 아니라 기업의 독자 생존 가능성 여부도 갈릴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예컨대 대우조선의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2015년 10월 4조2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2016년에 대우조선의 수주 예상치를 115억달러로 잡았으나 실제 수주 실적은 15억4천만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의 유동성 상황이 다시 악화해 채권단은 올해 3월 신규 자금 2조9천억원을 재차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채권단 관계자는 "유휴 인력 대책은 실사 결과와 연결이 될 수 있어 이달 말, 다음달 초 실사 결과가 나와야 결정될 것"이라며 "일감이 없는 동안에는 유휴 인력의 휴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