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분리독립을 추진 중인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잠정 중단을 의회에 제안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10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나는 카탈루냐 독립 공화국을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카탈루냐와 스페인 간의 갈등 해소와 관계 재정립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의회에 독립 선언절차를 몇 주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식 주민투표로 독립국 자격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스페인 정부를 상대로 자치권 협상권을 확대하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스페인 정부는 이날 연설 내용에 대해 즉각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정부가 일방적으로 분리독립을 선언할 경우 헌법 155조를 발동해 자치권 몰수와 지방정부 해산 등 초강경책을 쓸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카탈루냐가 강경하게 분리독립 불가를 고수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일단 후퇴'를 선언한 뒤 협상을 통해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푸지데몬 수반은 독립 갈등의 해소를 위해 국제사회가 중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까지는 푸지데몬 수반이 카탈루냐 독립을 선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주말 사이 상징적 수준에서 독립의 당위성을 강조한 뒤 카탈루냐가 스페인과 본격적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독립 투표에는 성공했으니, 국제사회 등의 공조를 얻어 독립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정부가 일방적으로 분리독립을 선언할 경우 헌법 155조를 발동해 자치권 몰수와 지방정부 해산 등 초강경책을 쓸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