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기업 무역결제 신규 지원도 중단…연장 기대감은 살아있어

한국과 중국간 통화 스와프 협정이 일단 10일 자정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양국 정부는 만기일까지도 협상을 계속 하고 있다.

한국 측은 "상대방이 있다"며 말을 아끼고 조심스러운 태도다.

한국은행과 기재부는 이날 오전 만기 연장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공동 해명자료를 내고 "현재도 계속 협의 중이므로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선 당국 입장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한국이 연장 여부를 놓고 초조해한다는 관영 매체 일부 보도만 있다.

이런 '침묵'은 자국 대규모 정치행사인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한국에 극도로 신중함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관영 환구시보는 한국과 통화 스와프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책연구기관 당국자 발언을 소개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시장연구소 바이밍(白明) 부소장은 "중국의 무역과 금융 교류에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한국은 중요 요소중 한 분자(分子)일 뿐이고 한국도 분모(分母)인 중국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 부소장은 연장 합의가 지연되는 상황을 두고는 "만기가 연장되지 않더라도 즉시 손실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중 양국이 이날까지 만기 연장에 사인하지 않으면 협정은 일단 종료된다.

한중은 2009년 4월 단기 유동성 지원과 교역 촉진을 위해 260억 달러 상당으로 원/위안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560억 달러로 확대했고 2014년에는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앞서 한국은 미국, 일본과 맺은 통화 스와프도 종료됐다.

다만, 이번엔 양국이 협의를 계속해 왔고 각자 통화 스와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한국은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많이 맺어 둘수록 외환위기 대비 안전장치가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

통화 스와프가 있으면 비상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다.

가계로 보면 마이너스 통장 내지는 급전 창구다.

다만,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보다는 양국이 경제협력 관계임을 재확인함으로써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을 풀어가는 전기를 마련하는 외교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한국은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체결한 통화스와프로서, 위안화 국제화 첫 발걸음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양국 수출입 기업들은 한중 통화 스와프 협정에 따른 무역결제 지원으로 달러 환 리스크 축소와 거래비용 절감 등 실질적 도움을 받고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가 종료되면 무역 결제대금 신규지원은 중단된다.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일까지 협상… 일단 종료되나
지금으로선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기대감이 살아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존 협정이 만료되기 전에 협의가 마무리되면 더 좋지만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협정 종료 후 연장계약에 사인한 사례가 있다.

아랍에미리트와 통화 스와프는 2016년 10월 만기가 지났지만, 아직 협상 중이고, 말레이시아와는 만기 3개월 뒤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상하이·서울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