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에게 독극물 VX를 바른 베트남 국적의 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시티 아이샤가 암살 직전에 북한 공작원을 만나는 장면이 쿠알라룸푸르 공항 CCTV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암살현장에서 10m 떨어져 있는 커피숍 CCTV에는 시티 아이샤에게 택시 티켓을 건네는 남성이 찍혔는데 그가 북한 공작원 홍송학이라고 후지TV는 주장했다.
이 방송은 또 암살에 가담한 또 다른 여성 도안 티 흐엉에게 다가가 지시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그가 북한 공작원 리재남이라고 했다. 이 공작원이 같은 커피숍에서 범행 장면을 지켜보다가 성공한 것을 확인하자 바로 공항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운 뒤 사라지는 장면도 함께 공개됐다.
리재남은 북한의 대남·해외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정찰총국의 간부로 이번 김정남 암살을 총지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정남 암살 현장에서 북한 공작원이 암살 가담자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은 또 김정남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 온 북한 출신 애인이 암살 6개월 전 싱가포르에서 리재남을 만났다는 사실을 말레이시아 경찰 지인과의 취재에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은 이 여성이 리재남에게 김정남의 동선과 행태를 알려줬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암살 사건에 깊게 관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정남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 온 이 여성은 공작원 출신으로 김정남의 일거수일투족을 북한 당국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았으며, 2001년 김정남이 가족과 동행해 일본에 입국하려다가 가짜 여권이 적발됐을 때도 함께 있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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