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간 외교 갈등이 경제 협력 관계까지 뒤흔들고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맺은 통화스와프 협정이 10일 만기를 맞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연장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8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3600억위안(약 62조원) 규모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은 10일로 만기가 끝난다. 연장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체결된 한·중 통화스와프는 9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할 수 있는 협정이다.

한국이 다른 나라와 맺은 통화스와프 규모는 미국 달러화 환산 기준 1220억달러 수준이다. 직접 달러화를 조달하는 계약은 아니지만 한·중 통화스와프는 개별 협상 규모로는 가장 크다. 또 통화스와프 자체가 한·중 경제 협력의 상징인 만큼 연장이 무산되면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올초부터 중국 인민은행과 물밑 실무 협의를 하고 있지만 양국 외교 갈등이 불거지면서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