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 ‧ 부산 북구 강서구갑)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관련 기관 총 50곳(문체부, 소속기관 17개, 산하기관 32개)을 대상으로 ‘기관별 명절상여금 지급 기준 및 현황’을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받는 명절휴가비의 절반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명절휴가비 차이’를 계산한 결과, 평균 차이값은 179만 861원이었다. 특히, 정규직 명절상여금의 최대 금액이 가장 높은 국악고등학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명절휴가비 차이도 362만 9,07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대부분의 기관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해 명절휴가비를 지급하는데 기인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총 42개 기관(본부, 소속기관 14곳, 산하기관 27곳, 총 응답률 82.3%)중 대부분은 명절상여금을 지급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문체부와 대부분의 소속기관에서는 정규직 근무자에게 월급의 120%(혹은 40%)를 명절휴가비로 지급하는 반면, 비정규직 근무자에게는 근무기간 별 정액(연 10만 원∼연 100만 원)을 지급했다. 즉, 현재의 명절상여금 지급기준을 적용하면 정규직 근무자는 해마다 상승한 금액을,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무자는 정년 때까지 동일 금액을 받는 구조인 셈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간 지급기준 격차는 예술원사무국이 가장 심했다. 동 기관은 정규직 직원에게 월급의 120%를 명절휴가비로 지급하면서도 비정규직 직원에게는 급여 외 수당은 명절휴가비를 포함하여 일절 지급하지 않았다.

본 조사에 참여한 기관 중 문체부와 소속기관 모두 명절휴가비를 지급하는 것과 달리, 산하기관 중 대부분(23곳)은 명절상여금 제도 자체가 없었다. 다만, 이들 중 (재)국악방송은 직원 모두에게 3만 5천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한국문화정보원은 6급 이하 직원과 무기계약직, 기간제계약직 및 인턴직원에 한하여 5만 원 이하의 온누리상품권을 명절선물로 지급했다.

그래도 산하기관은 문체부와 소속기관에 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차이는 비교적 덜한 편이었다. 명절상여금 제도가 있는 4개 산하기관 중 3곳(태권도진흥재단, 한국문화진흥(주), 한국저작권위원회)이 전 직원에게 동일기준을 적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명절상여금 지급기준에 차이가 있는 곳은 세종학당재단이었다. 모든 직원이 월급에 연동해 명절휴가비를 받지만, 상여금을 정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에게 다른 비율(정규직-급여의 60%, 비정규직-급여의 40%)을 적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이한 기준은 분명 차별대우인 것은 맞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퇴직 전까지 매년 정액을 지급하는 것에 비하면 조금은 나은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관별 연간 명절상여금 지급 현황’ 분석에서는 명절휴가비 차이를 보다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 명절상여금 제도가 없거나 수치자료의 오기입으로 인해 ‘무의미한 응답’으로 처리한 기관의 데이터는 제외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근거해 선별한 결과, 총 13개 기관의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분석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정도(差別程度)’를 구하는 것임을 고려하여, 유일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 기준을 적용해 명절상여금을 지급하는 해외문화홍보원의 수치도 제외했다. 예술원 사무국의 경우는 비정규직 인원이 총 1명뿐이었지만, 명절상여금 지급 기준에서 정규직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는 반면에 비정규직에게는 ‘급여 외 수당이 없음’을 고려하여, 수치가 매우 유의미한 값이라 보고 제외하지 않았다.

전 의원은 명절에 받는 휴가비의 액수를 의미 있게 보고, 기관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명절휴가비 평균을 비교하였다. 명절휴가비 차이가 정규직-비정규직 간 차별정도(差別程度)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규직-비정규직 간 명절휴가비 차이 분석’은 ‘적어도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에는 모두가 차별 없이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전재수 의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한가위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날’이라고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간 차별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재수 의원은 “행복의 크기를 돈으로 측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분석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의 정도(程度)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밝혔다.

또한, 전 의원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가상의 꼬리표를 달아두고 다르게 대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상대적 약자인 비정규 직원들을 따뜻하게 배려하지는 못할망정, 이들에게 정규직원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서 더 안 좋은 대우를 하는 기관들이 많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번 분석 과정에서 명절상여금 제도가 없는 몇몇 기관들이 낮은 직급이나 비정규직 그룹에 속한 직원에게 명절선물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배려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의 전반에 퍼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 의원은 2017년도 국정감사를 통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피감기관들을 대상으로 차별없는 좋은 일터가 되기 위한 제도 검토, 비정규 직원의 정규직 전환 추진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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