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도인들이 지난달 30일 서북부 암리차르에서 열린 힌두교 두세라 축제에서 힌두교의 악신 라바나와 그 아들 메그나스, 형제 쿰브카르의 형상을 한 인형 주변에 몰려 서 있다. 인도인들은 축제가 진행되는 9일간 세워둔 인형들을 마지막 날 불태움으로써 선(善)이 악(惡)을 이기도록 한다고 여긴다. / 암리차르AFP연합뉴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달리트)으로 분류되는 한 남성이 힌두교 축제를 구경했다는 이유로 맞아죽는 일이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자예시 솔랑키라는 21세 남성은 지난 1일 인도 구자라트주(州)에서 열린 힌두교 두세라 축제에서 사촌들과 함께 가르바라는 전통춤을 추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이유로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두들겨 맞다가 숨졌다. 현지 경찰은 BBC 방송에 그를 때린 남성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을 경찰에 고발한 그의 사촌 프라카시는 자예시와 축제를 보고 있는데 한 남성이 그들에게 다가와 어떻게 감히 여기 왔느냐고 했고, 여동생과 딸 등 가족들이 참여하고 있어 가르바 춤을 보러 왔다고 답하자 욕을 했다고 전했다. 그 남성은 그 자리를 떠났다가 7명의 다른 남성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 중 한 명이 프라케시의 뺨을 때리자 자예시가 이를 말리려다가 끌려가 맞았다. 이들은 벽에 자예시를 던졌으며, 그가 의식을 잃었음에도 계속 때렸다고 프라카시는 주장했다.
경찰은 솔랑키의 가족이 상위 카스트 소속 남성들에게 공격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어 보안책을 마련해 줬다고 밝혔다. 인도 불가촉천민은 약 2억명에 달한다. 인도 법은 이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차별당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사진= 자예시 솔랑키 / BBC 캡쳐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