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폐품 주워 이웃돕는 '기부 소방관'
“1년에 수십억원씩 기부하거나 전 재산을 내놓는 사람도 있지만 저처럼 땀 흘려서 기부하며 보람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 거죠.”

전남 나주소방서 봉황119지역대 최복동 소방장(54·사진)은 ‘폐지 줍는 소방관’으로 유명하다. 그는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판 수익금으로 12년째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다.

1997년 소방관으로 입문한 뒤 주로 농촌 지역에서 근무해 온 최 소방장은 2006년부터 휴식 시간에 빈 병이나 폐지를 주워 팔기 시작했다. 폐지 1㎏당 80원, 고철도 130∼140원에 불과해 온종일 일해도 몇천원 남짓한 돈을 손에 쥘 뿐이지만 폐품을 모은 첫해에 지역 내 장애인시설에 처음으로 먹거리를 기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와주고 싶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근무지와 가까운 나주 남평읍에 공터가 넓은 집 한 채를 빌려 해마다 500만원어치에 달하는 폐품을 팔아 기부 활동을 해왔다. 올 연말이면 폐품 판매 기부액이 1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 추석에도 나주의 한 장애인시설에 김 20상자를 전달하고, 연말에는 1년간 폐품을 판 돈을 털어 지역사회에 쌀을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