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철강 월 수출도 최대…연휴 전 통관 앞당긴 추세도 영향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수출이 551억3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1956년 수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61년 만에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1956년 이전 수출액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사상 최대'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종전 1위는 2014년 10월 516억3천만 달러였다.

1일 평균 수출액도 23억5천만 달러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9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늘어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아울러 35%는 2011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수출 증가율이다.

수출 단가도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의 상승 영향으로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은 413억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반도체 산업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크게 늘었고 유연탄·아연광 등 자원 수입이 증가했다.

수출입을 모두 반영한 무역수지는 137억5천만 달러로 6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9월 조업일수가 2.5일 증가했고 기업들이 긴 추석 연휴에 대비해 통관을 미리 한 것도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13대 주력품목 중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10개 품목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등 품목별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 9월 수출액은 96억9천만 달러로 2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반도체 세부 품목 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10억1천만 달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5억4천만 달러, 멀티칩패키지(MCP) 24억8천만 달러 등이 모두 사상 최댓값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9월 수출 증가율은 29.3%로 나타났다.

철강 9월 수출액(46억7천만 달러)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무선통신기기, 가전, 자동차부품 등 3개 품목은 해외생산 확대와 판매 부진, 가격경쟁에 따른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 수출 상황을 보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아세안, 베트남,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모두 수출이 늘었다.

아세안(91억1천만 달러)과 베트남(47억4천만 달러)으로의 수출이 사상 최대였고, 대(對)인도 수출(22.3%↑)은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3.4% 증가하며 2014년 4월 이후 41개월 만에 '11개월 연속 증가' 기록을 다시 세웠다.

대미국 무역흑자는 농산물, 액화석유가스(LPG), 반도체 제조용 장비, 자동차, 항공기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늘어 작년 같은 달보다 8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보면 대미 무역흑자는 총 136억1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3.9% 감소했다.

수출 지역별로는 중국(24.7%→23.6%)과 미국(13.7%→12.1%)의 비중이 감소한 반면 아세안(15.0%→16.5%), 인도(2.3%→2.8%), 독립국가연합(1.4%→1.7%)의 비중이 커졌다.

시장 다변화가 진전되고 있다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산업부는 미국, 중국, EU의 경기 회복세와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경기 호조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교역여건이 당분간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환율 변동성 확대,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10월부터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