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남 나주공장을 고부가가치 제품 연구개발(R&D) 생산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올해 1조원을 R&D에 쏟아부어 2025년까지 ‘글로벌 빅5’ 화학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박진수 부회장이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2022년까지 나주공장에 230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조감도)를 건립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도 증설한다고 28일 발표했다. 내년 말 들어서는 연구개발센터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부터 미래에 유망한 신물질과 고부가 소재를 개발한다. LG화학은 기초소재 분야 신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수직계열화 체제를 확고하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가소제 공장의 생산 규모도 연산 16만t 늘려 30만t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제조하기 위한 첨가물로 최근 유해성 논란으로 벽지와 바닥재, 완구류 등 일부 제품에는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 성분을 제거한 친환경 가소제 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원으로 매년 8% 이상 성장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를 통해 나주공장 매출을 현재 6200억원에서 2022년까지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200여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고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해 유가와 시황 영향을 덜 받는 사업 구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의 친환경 가소제와 고부가 합성수지(ABS)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은 2013년 2조원에서 지난해 3조원까지 늘었다. 2020년까지 7조원으로 늘린다는 게 목표다. 2009년 양산을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사업도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