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일 기재부 차관보…외환위기 20주년 심포지엄서 대외 정책방향 밝혀
"양자·다자 차원 불균형 조정압력 심화 가능성…북한 도발 증가로 리스크 확대"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28일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하되 대내외 충격에 따른 쏠림 현상 등으로 급변동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대외건전성 유지를 위해 선물환포지션 한도,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외환건전성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황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한국국제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외환위기 20년 - 평가와 정책과제' 특별 심포지엄에서 '우리 경제의 대외부문 여건과 정책 대응방향'을 주제로 발표자로 나섰다.

황 차관보는 최근 우리 경제가 65개월 연속 경상흑자를 기록했고, 1997년 외환위기 당시 39억달러까지 떨어졌던 외환보유액 역시 8월 말 현재 사상 최고치인 3천848억달러에 달하는 등 대외건전성 또한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1997년 위기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B+까지 추락했던 국가신용등급은 현재 주요 선진국과 유사한 AA까지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 등급을 기록하고 있다.

황 차관보는 그러나 현재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상 향후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및 자산축소 등 주요국 통화정책에 변화가 발생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국가 간 통상갈등 심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경상수지 흑자국에 대해서는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불균형 조정 압력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적으로는 북한 도발의 빈도 증가, 위험성 고조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황 차관보는 이러한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향을 밝혔다.

우선 단기외채 증가에 따른 경제 전반의 외화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키로 하고 시장여건이 변화할 경우 선물환포지션 한도,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도입 등 금융기관 외환건전성 제고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내외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 등을 24시간 모니터링 하고,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에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황 차관보는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과거 두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크게 개선돼 현재 전반적으로 상당히 양호한 상황"이라며 "향후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비해 대외부문 안정성 유지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