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상대 '무궁화대출'과 카카오은행이 신용대출 금리 낮춰
은행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 2년 1개월 만에 최저

지난달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가 사상 처음 3%대로 떨어졌다.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7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일반신용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3.78%로 전월 대비 0.66% 포인트(p) 떨어졌다.

신용대출 금리가 3%대로 하락하기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일부 은행의 저금리 단체협약 대출 취급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KB국민은행은 경찰공무원을 상대로 저금리 신용대출(일명 '무궁화 대출')을 대거 취급했다.

여기에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은행이 7월 27일 출범한 뒤 상대적으로 저금리 대출상품을 판매한 점도 신용대출 금리에 영향을 줬다.

신용대출금리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3.39%로 한 달 사이 0.07%p 내렸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28%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지만, 집단대출(3.09%)은 0.07%p 하락했다.

은행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32.8%로 7월에 비해 5.9%p 떨어지면서 2015년 7월(31.3%)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에 가산금리가 붙으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커진다"며 "은행들이 변동금리 상품을 유도할 요인이 있고 가계 입장에서도 당장 금리가 싸니까 변동금리로 대출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8월 전체 예금은행 대출금리(3.43%)는 0.02%p 떨어졌고 이 가운데 기업대출 금리는 3.44%로 7월과 같았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4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을 보면 저축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연 11.30%로 7월보다 0.35%p 올랐다.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6월 10.57%에서 7월 10.95%로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뛰었다.

또 지난 2월(11.36%)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국은행은 저축은행 대출금리 상승에 대해 "기업 대출금리가 오르고 금리가 높은 가계대출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8.46%로 7월보다 0.11%p 올랐다.

2015년 4월(8.48%)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이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들의 리스크(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7월 15.23%에서 8월 14.67%로 0.57%p 떨어졌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기업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가계대출을 많이 취급하면서 대출금리 평균이 높아졌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이밖에 신용협동조합 대출금리는 4.69%로 0.01%p 올랐지만, 상호금융(3.96%)은 0.01%p 내렸다.

예금금리의 경우 저축은행(2.33%)과 신용협동조합(2.09%)은 각각 0.07%p, 0.01%p 올랐지만, 상호금융(1.71%)은 0.01%p 떨어졌다.

새마을금고는 2.02%로 변동이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