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변경 내용도 고지
운용사 수익률 분기마다 공개
부실 운용사 퇴출기간도 단축
26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펀드 투자자 보호 방안’을 연내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사 관계자, 투자자 보호 단체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감독당국은 공모펀드 시장이 수익률이나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자산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공모펀드는 부진한 수익률로 일반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며 “자산운용업이 진정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는지 냉정하게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연초 이후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11.6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8.75%에 못 미친다. 지난해에도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3%에 그쳤다.
공모펀드가 외면받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위는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공모펀드를 팔 때 펀드매니저가 누구인지, 펀드매니저의 그동안 펀드 운용 성적이 어땠는지, 해당 펀드가 어느 종목에 투자했는지 등 핵심 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지금은 투자자들이 펀드에 가입할 때 펀드명과 최근 수익률, 상품 위험 정도 등의 정보만 제공받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을 분기별로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투자협회가 개설한 펀드 정보 제공 사이트 펀드 다모아(fundamoa.kofia.or.kr)도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드 다모아에 나와 있는 정보가 단편적이고, 방문자 수도 하루 수십 명 수준이어서 제대로 된 정보제공 창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매니저 교체에 따른 수익률 악화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걸 막기 위해 매니저 변경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반드시 알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공모펀드 운용사들은 투자자에 대한 책임과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며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적기에 적정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부실 자산운용사의 퇴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방침이다. 자산운용사가 문을 닫으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폐업 검사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는 데 2~3년 정도가 걸린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실한 회사의 폐업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폐업 기간을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