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폭탄 전(戰)'에 놀란 中, 적극적 중재… 북미에 자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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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도 평화적 해결 거듭주장…中외교부 "언행 신중" 강조
中전문가 "한반도전쟁 막으려면 예방외교 필요…美中 협력해야"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북한과 미국 간 험한 '말 폭탄 전(戰)'이 거세어져 자칫 '행동 대 행동'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중국이 거듭 자제를 촉구하면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방위원장까지 나서 서로 인신 모독성 발언을 주고받는 가하면, 선전포고라는 표현이 거침없이 언급되는 등 전쟁 위협 발언까지 남발되자 자칫 오판을 통한 한반도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선 말폭탄 전쟁이 유엔 총회를 무대로 이뤄지는 점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미국과 북한 양쪽을 동시에 비난하며 싸움을 말리는 한편 대화·협상 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 위협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에는 자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가속하면 미국의 예측할 수 없는 반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화·협상의 논리는 일관된다.
중국은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제시하고, 6자 회담 재개로 대화·협상의 장(場)을 마련하자며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물론 외교 및 당 채널이 모두 동원, 중재 노력을 하고 있어 보인다.
중국의 이런 입장은 25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잘 나타난다.
루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를 시종 우려하고 있으며 상호 자극으로 한반도 정세의 불 위에 기름을 부어서는 안 된다"면서 "자제를 유지해야 하며 감정을 풀기 위해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은 언행에 신중해야만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도달하는 출로를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같은 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포함한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당 대 당 채널로도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근래 북미 양국이 주고받는 말 폭탄의 수위가 높은 데 잔뜩 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19일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 발언, 김정은 위원장의 21일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언급,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23일 "미국 군사공격 기미 대 선제행동" 발언 및 트럼프 대통령의 "오래가지 못할 것" 발언 등으로 최고조에 오른 말폭탄 전쟁이 행동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우려하고 있어 보인다.
여기에다 24일 미국이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동원해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하며 무력시위를 한 데 대해 북한이 이를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자위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다시 미 국방부가 모든 옵션을 사용하겠다며 밝혀 군사행동 촉발 우려가 증폭됐다.
자오밍하오(趙明昊) 인민대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독설 전쟁'이 전 세계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오 연구원은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반격을 초래할 것이며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적인 외교가 긴급히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중앙(CC)TV와 환구망,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주요 매체들도 리용호의 뉴욕 발언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설전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최근 북미 간의 '말 폭탄 전쟁'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선 미중 관계가 우호적이지도 않고 북중 관계도 사상 최악인 상황에서 중국의 이런 중재 노력이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
中전문가 "한반도전쟁 막으려면 예방외교 필요…美中 협력해야"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북한과 미국 간 험한 '말 폭탄 전(戰)'이 거세어져 자칫 '행동 대 행동'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중국이 거듭 자제를 촉구하면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방위원장까지 나서 서로 인신 모독성 발언을 주고받는 가하면, 선전포고라는 표현이 거침없이 언급되는 등 전쟁 위협 발언까지 남발되자 자칫 오판을 통한 한반도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선 말폭탄 전쟁이 유엔 총회를 무대로 이뤄지는 점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미국과 북한 양쪽을 동시에 비난하며 싸움을 말리는 한편 대화·협상 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 위협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에는 자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가속하면 미국의 예측할 수 없는 반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화·협상의 논리는 일관된다.
중국은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제시하고, 6자 회담 재개로 대화·협상의 장(場)을 마련하자며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물론 외교 및 당 채널이 모두 동원, 중재 노력을 하고 있어 보인다.
중국의 이런 입장은 25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잘 나타난다.
루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를 시종 우려하고 있으며 상호 자극으로 한반도 정세의 불 위에 기름을 부어서는 안 된다"면서 "자제를 유지해야 하며 감정을 풀기 위해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은 언행에 신중해야만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도달하는 출로를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같은 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포함한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며 국제 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당 대 당 채널로도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근래 북미 양국이 주고받는 말 폭탄의 수위가 높은 데 잔뜩 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19일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 발언, 김정은 위원장의 21일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언급,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23일 "미국 군사공격 기미 대 선제행동" 발언 및 트럼프 대통령의 "오래가지 못할 것" 발언 등으로 최고조에 오른 말폭탄 전쟁이 행동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우려하고 있어 보인다.
여기에다 24일 미국이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동원해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하며 무력시위를 한 데 대해 북한이 이를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자위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다시 미 국방부가 모든 옵션을 사용하겠다며 밝혀 군사행동 촉발 우려가 증폭됐다.
자오밍하오(趙明昊) 인민대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타임스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독설 전쟁'이 전 세계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오 연구원은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반격을 초래할 것이며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적인 외교가 긴급히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중앙(CC)TV와 환구망,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주요 매체들도 리용호의 뉴욕 발언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설전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최근 북미 간의 '말 폭탄 전쟁'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선 미중 관계가 우호적이지도 않고 북중 관계도 사상 최악인 상황에서 중국의 이런 중재 노력이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